“美대선 앞두고 정치적 의도” 지적도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율 상향 조정과 관련해 중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오히려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중국의 피해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12일 “미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조금을 늘리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과잉 생산을 이유로 관세를 올리고 있다”면서 “보호무역주의로 미국은 많은 도전과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중국산 전기차가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세 방침이 중국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미 대선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 더 크다”고 평가했다.
장샹 세계경제포럼(WEF) 디지털자동차 국제협력연구센터 소장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중국산 자동차는 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미국 브랜드”라며 “미국으로 전기차를 수출하는 중국 브랜드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 인상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들이 더 많은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4배 올리는 관세 방안을 조만간 발표한다.
환구시보는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인상은 중국의 새로운 에너지 사업과의 싸움에서 방어적인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경제학자 톈윈은 “중국산 전기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해도 가성비 면에서 미국산이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미국을 훨씬 능가하기 때문에 미국 제조업은 방어적인 위치에 있고 이 때문에 고율 관세로 자국 산업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가오링원 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고 신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과 협력을 거부하기로 한 것은 비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지속 불가능해 궁극적으로 자국 산업 경쟁력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한 것이며, 양국 간 무역 분쟁을 확대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3일 “미국이 중국의 신 에너지 산업 과잉생산 주장을 퍼트리는 것은 자국 제품을 보호하고 중국 경제를 억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신문은 “어느 정도의 과잉생산은 시장 경제의 경쟁을 촉진하고 적자생존을 통해 산업을 업그레이드 하는 기능도 있다”고 덧붙였다. 과잉생산을 핑계로 보호주의에 나서면 오히려 저부가가치 제품을 보호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