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어느덧 44년이나 흘렀네요. 올해는 염원했던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이 이뤄질까.”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는 오월 유가족의 슬픔과 눈물이 가득했다.
남편·아들을 떠나보낸 지 반백 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어도 기념식 내내 떠오르는 그날의 기억에 유가족들은 시종일관 눈시울을 붉혔다.
소복을 입고 기념식에 참석한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추모탑 너머 열사들의 묘역을 허망하다는 듯 바라봤고, 기념식 도중 숨죽여 울었다.
민주화에 헌신하다 숨진 여고생의 기구한 사연과 이를 기리는 추모곡이 스피커에서 흘러나오자 기념식장은 순식간에 슬픔으로 가득했다.
유가족 등은 먹먹하다는 듯 주먹 쥔 손으로 가슴을 쳤고, 주체하지 못한 감정에 눈물을 쏟았다.
엄숙한 분위기 속 기념식 내내 유가족의 옆자리를 지킨 윤석열 대통령도 애처로운 듯 한숨짓기도 했다.
취임 이후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예년과 달리 올해는 유가족의 손을 맞잡고 기념식장에 입장했다.
윤 대통령과 손을 잡았던 오월어머니회 한 회원은 “민주의 문 앞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줬다”면서 “잊지 않고 찾아와줘서 감사할 따름이다”고 전했다.
2500여명의 각계 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이날 기념식에서는 5·18 정신 헌법전문 수록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광주시의회 5·18 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은 대통령 기념사 도중 자리에서 일어나 ‘5·18 헌법전문 수록’이라는 문구의 손팻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기념식은 5·18을 상징하는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으로 마무리됐다.
기념식을 마친 후 홀로 묘역을 참배한 윤 대통령의 퇴장 이후 일반 참가자들도 묘역으로 이동해 민주 열사를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