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부총리 방중…中과 EU 전기차 관세 갈등 논의했지만 이견 노출

미국 압박에 중국에 쏠리는 돈 확 줄었다
방중 중인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가 22일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과 공동으로 중국 독일 간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주재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로이터]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중국과 독일이 22일 고위급 회담을 통해 최근 유럽연합(EU)에 판매되는 중국 전기차에 대한 EU의 고관세 부과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방한을 마치고 중국에 도착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정산제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과 공동으로 중국 독일 간 기후변화 녹색전환에 관한 제1차 고위급 대화를 주재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EU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최대 48%에 이르는 관세 인상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유럽 고위급 관료다.

이 자리에서 중국은 EU 관세 부과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중국 정부가 단호한 대응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정산제 주임은 “EU의 중국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은 남에게 해를 끼칠 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중국은 중국기업의 합법적인 권익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하베크 부총리는 고위급 대화 개막식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는 것이 베를린과 베이징 간의 경제관계를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또,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와 관련해 “미국, 튀르키예, 브라질이 부과한 것처럼 포괄적이고 징벌적 부과금이 아니라 9개월 동안 면밀히 검토된 차별화된 관세”라며 불가피성을 강조하면서 EU가 중국과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의 자동차 생산국으로서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 결정에 상대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중국은 독일의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하베크 부총리는 자국 업체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문제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베이징 도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 문제를 강조하고 싶다”며 “이는 상품이 실제 시장가치보다 더 저렴하게 생산된 후 독일과 유럽에서 판매됨으로써 유럽 시장을 망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23일까지로 예정된 방중 기간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을 비롯한 중국 경제·산업 분야 고위 관료들과 회담을 갖는다.

왕 부장은 하베크 부총리와 회담에서 EU의 관세 부과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발디스 돔브로우스키스 EU 통상 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과 곧 화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