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달 여간 기관 약 120만株 순매수
우수한 배당정책 평가…2020년부터 가이드라인 공개
2002년 이후 주가 저평가 때마다 지속적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은 없어…종투사 등 자기자본 확충 우선”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30년 가까이 고수해 온 대신증권의 주주친화정책이 기관 투자자의 투심을 사로잡았다. 최근 약 한 달 간의 기간 동안 유통 주식의 3% 가까운 주식을 순매수한 기관 투자자의 힘 덕분에 주가가 15% 가까이 오르며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 받으면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종가 기준 전날 종가까지 대신증권 주가는 14.98%(1만5090→1만7350원) 상승했다.
대신증권 주가 급등세는 기관 투자자의 강력한 순매수세가 이끈 모양새다. 이 기간 기관 투자자들은 대신증권 주식을 120만6366주 순매수했다. 대신증권 전체 유통 주식의 약 3% 수준으로, 지난 8일 종가 기준 209억원 규모다.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 배경엔 대신증권이 오랜 기간 지속한 주주친화정책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은 26년 연속 현금배당을 실시해왔다. 지난 2020년에는 금융투자업계에서 최초로 배당 가이드 라인을 공개했다. 별도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보통주 기준 주당 1200원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배당수익률을 미리 가늠해볼 수 있는 정책이다. 또 배당기산일을 주총 이후로 변경하는 등 배당 관련 정책을 세심하게 펴나가고 있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대신증권이 배당 정책을 밝힌 이후 4년 간 배당 성향은 평균 51.15%다. 제시한 가이드 라인을 소폭 웃돌며 배당 정책을 지켜왔다. 시가 배당률도 4개년 평균 8.98% 수준이다. 배당 정책을 발표한 2020년 연말에 대신증권에 투자했다면, 배당과 주가 상승분을 포함한 총주주수익률은 55.75%에 달한다.
대신증권은 2002년부터 주식이 저평가될 때마다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왔다.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제고를 위해서다. 최근 5년 사이에도 3차례에 걸쳐 보통주 67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반면, 자사주 소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본 허들을 넘어야 하는 대신증권에게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제고에도 불리하다는 입장이다. 통상적으로 회사는 필요 이상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할 때 주식을 취득하여 소각을 통해 잉여자본을 주주들에게 환원할 수 있다. 하지만 대신증권의 경우 자본확충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꾀하고 있기 때문에 잉여자본이 아닌 필수자본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수익의 발판이 되는 필수자본을 소각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의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진입을 위해 힘쓰고 있는 만큼 자본을 활용한 수익 창출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