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삼성전자만 5조원 이상 늘어
2차전지·인터넷은 감소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해 2분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 주가의 선전 덕분에 국민연금의 주식 평가액이 전 분기 대비 9조원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5% 이상 대량 지분을 보유해 공시 대상인 상장사는 지난 8일 기준 283개사로 주식 평가액은 155조9471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3월 29일) 276개사, 146조6452억원 대비 각각 7개사, 9조3019억원 증가했다.
주가 상승 또는 지분 매수로 평가액이 늘어난 종목은 154개였고, 반대의 경우로 평가액이 감소한 종목은 141개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9조원 넘게 늘어난 배경에는 반도체 및 관련 장비 기업이 선전한 영향이 컸다.
2분기 평가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반도체 대표 종목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각각 2조9049억원, 2조2932억원 늘었다.
이들 종목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이 1분기 말과 지난 8일 기준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가 상승이 주식 평가액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분기 말 이후 27.60% 올랐고 삼성전자는 6.07% 상승했다. 이들 종목에 대한 지분율은 각각 7.90%, 7.68%다.
이밖에 주식 평가액이 많이 증가한 3∼5위 종목은 현대차(8315억원), KB금융(5777억원), 기아(4038억원)였다. 지분율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0.08%포인트, 0.04%포인트씩 늘었고, KB금융의 경우 변동 없었다.
반면 주식 평가액이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2차전지와 인터넷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이 4939억원, 삼성SDI는 4853억원, LG화학은 4078억원, POSCO홀딩스는 2525억원 줄었다.
아울러 대표적인 인터넷 종목인 카카오와 NAVER도 평가액이 각각 2721억원, 2259억원 감소했다.
이 가운데 지분율이 변동한 종목은 카카오로 0.02%포인트 증가했다. 나머지는 같았다.
한편, 국민연금이 2분기에 지분을 5%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공시한 종목은 HD현대마린솔루션과 에이피알, 토니모리 등 19개였다.
5% 미만 보유로 공시 대상에서 제외된 종목은 현대홈쇼핑과 SPC삼립, HMM 등 12개였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24일까지 국민연금의 누적 수익률은 9.4%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 1분기 국민연금 잠정 수익률이 5.82%였는데, 2개 분기 만에 수익률 10%에 근접한 것이다.
1988년 기금 설정 후 국민연금의 연평균 투자 수익률은 5.92%다. 국민연금은 지난해엔 13.59%에 달하는 높은 잠정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종전의 최대 수익률인 2019년(11.31%) 기록을 앞질렀다.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국민연금 적립금도 1142조원(6월 기준)으로 올 들어 107조원이 늘었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대폭 인상하는 건 저항이 클 수밖에 없다. 그 대신 국민연금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적립금이 불어나면, 국민의 노후자금 고갈 시기를 자연스레 늦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