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연세대·포스텍 등 공동연구

위조분말 탐지 ‘파우듀’ 기술 개발

中 ‘가짜 분유 파동’ 차단 새 길터

향후 식품·의약품군 등 확장 기대

‘가짜 분유’ 스마트폰으로 가려낸다
한준(오른쪽 세 번째) KAIST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모바일 컴퓨팅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대회인 ‘ACM 모비시스(ACM MobiSys)’에서 2024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KAIST 제공]

중국은 2020년 ‘가짜 분유 파동’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해당 분유를 먹은 일부 아기가 두개골기형 같은 이상 증세 부작용을 겪었고 비타민 D 결핍으로 뼈가 변형되거나 성장 장애가 발생할 수 있는 구루병 진단을 받기도 했다. 지금까지 이러한 가짜 분유의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가짜 분유를 찾아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는 한준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연세대·포스텍(포항공대)·싱가포르국립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스마트폰을 이용한 가짜 분유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스마트폰에 탑재된 일반 카메라만을 사용해 위조 분말을 탐지하는 ‘파우듀(PowDew)’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최초 개발한 이 시스템은 분말 식품의 성분과 제조 과정 등에 따라 결정되는 고유한 물리적 성질(습윤성, 다공성 등)과 액체류와 상호작용을 이용했다.

‘가짜 분유’ 스마트폰으로 가려낸다
물방울 움직임을 스마트폰을 통해 관측, 분유 가루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KAIST 제공]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소비자가 본인의 스마트폰 카메라로 분유 가루 위에 떨어진 물방울의 움직임을 관측해 손쉽게 분유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또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6개의 서로 다른 분유 브랜드에 대해 최대 96.1%의 높은 정확도로 위조 분유를 탐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 기술의 응용 분야는 향후 분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품·의약품군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뿐 아니라 유통사와 정부 기관의 손쉬운 진위 확인도 가능해 효율적이고 안전한 제품 유통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 기술은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검사 도구가 돼 시장에 유통되는 위조 분말 식품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로 확장을 통해 위조 제품 문제 해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의 중요성과 혁신성을 인정받아 모바일 컴퓨팅 분야 최고 권위 국제 학술대회인 ‘ACM 모비시스(ACM MobiSys)’에서 2024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했다. 구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