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면사를 둘둘 말아 만든 수백개의 인체 형태들이 마치 봉제 인형처럼 무기력하게 떠다니고 있다. 머리가 알아주지 못하는 저마다의 무거운 마음이 중력을 이기지 못한 채 매달려 있다.
머리에서 마음까지, 두 뼘도 채 되지 않는 그 거리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라고들 한다. 듣고 말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그 간극에서 오는 상실감은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무력감과 비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 12회 김종영조각상 수상 작가인 조각가 전윤조(41)의‘ 머리가 알지 못하는마음’전이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어려서부터 청력을 잃어보청기에 의존하고 있는 작가는“ 사과사과”라는 단어를 발음하기 위해 최소한 800번을 반복해야 할 만큼 고된 언어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강박적일 만큼 반복적이고 치밀한 그의 작업에는 개인의 비극적 체험이 뒤엉켜 있다. 전시는 2월 8일까지.
김아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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