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 광주銀 매각행보 차질 사실상 인수 희망자 없어

우리금융지주 민영화의 첫단추나 다름없는 지방은행의 매각 행보에 이상신호가 감지돼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의 예비입찰 절차에 따라 인수희망자들에 지난 9일까지 비밀유지확약서를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12일까지 비밀유지확약서를 접수하고 정보이용료를 납부한 예비입찰자는 경남은행의 경우 부산은행ㆍ대구은행ㆍ경남상공회의소 세 곳, 광주은행은 부산은행과 대구은행 두 곳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에는 그동안 대구, 부산, 전북 등 지방은행뿐 아니라 신한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금융지주사나 교보생명 등이 참여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실제로 경남은행은 예전부터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강력한 인수의사를 밝혀온 가운데 경남상공회의소가 지역환원을 요구하며 인수전에 가세했다. 정부로선 대구와 부산의 대결구도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데다 지역상공인들에 의한 인수도 자칫 ‘자리 나눠먹기’로 흐를 수 있어 피하고 싶은 카드다. 금융당국은 대형 금융지주사와 기타 플레이어의 참여를 독려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더 큰 문제는 광주은행이다.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이 광주은행 인수에 대한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출했지만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제스처일 뿐 진정성은 없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두 은행을 제외한다면 광주은행 인수희망자는 사실상 없는 셈이 된다. 이에 대해 예보 관계자는 “아직 예비입찰 절차가 진행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