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미국과 공모해 자국 군사시설을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국영 IRNA통신을 통해 “이스라엘의 작전에서 미국의 협력은 우리에게 매우 분명하다”며 “그들은 최소한 영공 통로를 제공했다. 과거 이스라엘에 공급한 방어장비 역시 어떤 면에서 이번 작전 공모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또 자국 공습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지에서 이스라엘의 모든 작전에 미국이 공모한 것으로 본다며 중동에서 미국 없는 이스라엘은 아무런 힘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 일주일 전인 지난 19일 미국을 겨냥해 “이스라엘이 언제, 어떻게 이란을 공격할지에 대한 지식이나 이해가 있거나, 그런 어리석은 행동에 수단을 제공하고 지원하는 누구든 논리적으로 가능한 인과관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락치 장관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스라엘의 자국 공습을 규탄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열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IRNA통신에는 미국과 다른 서방 국가들 영향력을 언급하며 유엔 안보리가 역내 긴장을 완화하거나 이스라엘의 행동을 막을 것이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엔 안보리는 이란의 이같은 요청과 알제리, 중국, 러시아의 재청으로 28일 긴급회의를 열기로 했다.
한편 아락치 장관은 이날 저녁 기자들에게 “우리는 그날 저녁부터 야간 공습에 대한 신호를 받았다”며 공습 전 이스라엘로부터 언질을 받았다는 관측을 사실상 확인했다.
그는 공격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조치를 취했으며 군 관계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중이었고 “다른 당사자들과도 메시지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앞서 이스라엘이 카스파르 펠트캄프 네덜란드 외무장관을 포함한 여러 제3자를 통해 이란 측에 공격 대상을 미리 알리고 대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펠트캄프 장관은 이스라엘의 공습 몇 시간 전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 외무장관과 전쟁과 역내 긴장 고조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