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산층 지갑 닫으며 명품 브랜드 실적↓

“중국 내 과시적 소비 벗어나려는 트렌드”

중국인 떠나니 ‘망했다’…“50% 싸게 팔아도 ‘명품’ 안 팔리네”
LVMH의 중국 매장. [계면신문 캡처]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중국 명품 소비가 부진해지면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고전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경제 둔화와 주택시장 침체, 중국 정부의 반부패 정책 등으로 인해 중국의 중산층이 지갑을 닫으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매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컨설팅 업체 디지털럭셔리그룹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해온 중국의 명품시장은 올해 최대 1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해 6월 베이징을 방문해 주력 브랜드 루이뷔통의 플래그십 매장 개설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매장 오픈은 무산되고 내년까지 문을 열지 않을 수 있다고 업계의 정통한 소식통이 전했다. 현재 매장 건물 주변에는 울타리가 처져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LVMH의 핵심 프로젝트인 베이징 루이뷔통 매장 개장이 더디게 진행되는 것은 유럽 명품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면한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짚었다.

LVMH는 중국의 VIP 고객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난여름 하계올림픽이 열린 파리행 항공권을 이들에게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버리 등 다른 브랜드들도 최대 50%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 상황이다.

구찌 등을 보유한 케링그룹, LVMH 같은 기업들은 그동안 중국의 명품 수요를 잡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중국 시장에 쏟아부었다.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 사이 중국의 명품시장은 4배 이상 급성장해 660억달러 규모로 커졌다.

하지만 최근 명품 매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LVMH는 3분기 중국을 포함한 지역의 매출이 16% 감소했다고 보고했고, 케링그룹은 연간 수익이 2016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위스 시계의 대중국 수출이 지난 9월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50% 감소했고, 화장품 업체 로레알은 지난 분기 북아시아 매출이 6.5%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소비 트렌드 변화도 명품 소비 감소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중국의 젊은 소비층이 명품 구매 대신 여행이나 자기 계발 등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과시적인 소비에서 벗어나려는 소비 트렌드 변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루이뷔통과 에르메스 같은 브랜드들은 여전히 충성 고객층을 보유하고 있으나, 중국 소비자들의 가치관 변화와 경제적 불확실성이 지속된다면 향후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내 입지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편 명품업체는 이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LVMH는 지난여름 하계올림픽이 열린 파리행 항공권을 VIP 고객들에 제공했으며, 버버리 등 다른 브랜드들도 최대 50% 할인 행사를 통해 재고를 소진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