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MBC ‘일밤’의 인기코너 ‘복면가왕’의 방송 전후면 온라인에선 기현상이 벌어진다. 대세 아이돌 가수나톱스타가 출연하는 것도 아니지만, 인터넷 포털사이트엔 ‘복면가왕’과 닉네임을 사용한 출연자들의 이름이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 지난 6주간 시청자를 추리의 세계로 이끈 황금락카 두통썼네와 그를 가왕 자리에서 끌어내린 딸랑딸랑 종달새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

이 프로그램은 단지 복면 하나 쓰고 노래 경연을 벌일 뿐이지만 시청자를 ‘복면가왕’을 구성하는 일원으로 만들며 온ㆍ오프라인에서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뛰어난 노래실력을 갖춘 출연자들의 정체를 찾아가는 추리,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했던 스타들의 재발견이 프로그램을 살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황금락카부터 종달새까지…‘복면가왕’, 추리와 음악이 살린다

▶ 추리=‘복면가왕’의 가장 큰 재미는 바로 ‘추리’다. 판정단은 물론이고 전국민을 탐정으로 만들고 있는 ‘복면가왕’은 이 ‘복면’ 하나로 시청자를 대동단결시킨다. 복면이 정체를 감추는 큰 장치이긴 하지만, 복면가수들이 활용하는 트릭은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물론이고 예능적 재미까지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B1A4의 산들은 아이돌이 입지 않을 것 같은 양복과 성숙한 제스처를 보였고, 장혜진은 소녀같은 원피스와 깜찍한 율동을 선보였다. 반면 가희, 신수지, 박준면은 감추기 어려운 몸매가 오히려 판정단을 혼란에 빠트린 케이스였다.

▶ 재발견=프로그램은 시청자가 미처 알지 못 했던 가수들을 재발견한다. 인기, 이미지, 직업, 나이 등 모든 스펙을 가리고 오로지노래실력만으로 평가하기 위한 ‘복면’은 오히려 편견을 벗기는 장치가 됐다. 아이비, 가희, 지나 등 섹시한 댄스가수인줄 알았던 가수들이 감성 넘치는 발라드 곡을 소화했고, 산들, 육성재, 이홍기 등 아이돌 가수들은 요즘 노래가 아닌 어릴 적 자주 들었다는 이전 세대들의 가요를 부르며 실력으로만 승부수를 띄웠다. 그 덕에 이미지형 가수가 아닌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로 재평가를 받았다.

▶ 노래=이 모든 과정은 결국 ‘음악’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된다. 실력이 뛰어난 출연자들이 없었다면 프로그램을 향한 열광도 나오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민철기 PD에 따르면 ‘복면가왕’에서는 다른 경연과는 달리 노래에 거의 편곡을 하지 않는다. 오직 목소리로만 펼치는 승부이기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실력과 감동을 보여주기 위한 또 하나의 장치인 셈이다.

한편 17일 방송될 ‘복면가왕’에선 새로운 8명의 복면가수가 4차 경연에 돌입한다. ‘황금락카’ 루나를 꺾고 3대 가왕이 된 ‘딸랑딸랑 종달새’에 도전하는 새로운 경연이 오후 4시50분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