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업 기업심리지수, 반등한지 1개월만에 다시 하락

제조업 중심으로 악화…트럼프 불확실성·고환율 영향

미국, 트럼프 취임 앞두고 한국 환율관찰 대상국 재지정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전반적 기업 심리가 1개월만에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두번째 트럼프 시대가 다가오면서 환율이 뛰고 불확실성까지 커지면서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고환율은 원자재 수입 업체에 대한 직접적 경영애로 사항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11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지난달 대비 0.6포인트 하락한 91.5를 기록했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다. 장기(2003년 1월∼2023년 12월) 평균(100)을 웃돌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전산업 CBSI는 지난 6월부터 하락세를 이어오다 지난달 4개월 만 반등에 성공했으나, 이번달 다시 하락했다. 미래 전망도 밝지 않다. 12월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전월대비 0.1포인트 하락한 89.7로 나타났다.

대내외 수요 둔화 및 일부 산업 생산 차질 등으로 제조업 심리가 위축한 탓이 컸다. 제조업 기업심리지수는 전월대비 2.0포인트 하락한 90.6을 나타냈다. 제품재고(-1.1포인트) 및 자금사정(-0.8포인트) 등이 주요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비제조업 심리는 오히려 소폭 개선했다. 채산성(+1.0포인트) 및 매출(+0.3포인트)이 주요 상승 요인으로 역할했다.

12월 전망의 경우에도 제조업은 위축, 비제조업은 개선으로 나타났다. 12월 기업심리지수 전망은 제조업이 전월대비 1.6포인트 하락한 88.9로, 비제조업은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한 90.3으로 조사됐다.

미국 대선 결과가 일부 원인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달 조사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지만, 미래 심리에는 부정적 여파를 미칠 가능성이 점쳐졌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정책 변화가 이번달 기업심리 실적엔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았지만, 현실화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들이 있었다”며 “불확실성 측면에서 (기업심리에) 영향을 일부 주지는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고환율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398.2원을 기록했다. 1400원대 안팎의 고환율이 미국 대선 결과 이후 계속되고 있다.

황 팀장은 “경영애로에 대한 답변에 환율이 이번달 오랜만에 포함됐다”며 “환율 상승으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기업도 있겠지만, 원자재 수입 업체 등은 부정적 영향이 감지됐다”고 강조했다.

세부 BSI를 살펴보면 11월 제조업 실적은 전자·영상·통신장비(자금사정-11포인트, 제품재고+4포인트)을 중심으로 악화했다. 휴대폰 부품 생산업체를 중심으로 수출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자동차(자금사정-9포인트, 생산-10포인트), 화학물질·제품(자금사정-6포인트, 업황-6포인트) 등도 경기가 나빠졌다. 자동차는 일부 자동차 부품업체 파업에 따른 생산 감소, 화학물질·제품은 대내외 수요 감소 및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원인이었다.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반영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0.2포인트 상승한 92.7을 기록했다. 계절효과를 제거한 순환변동치는 93.8로 전월에 비해 0.1포인트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