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4년째 0원”
4년간 주주들에게 한 푼도 주지 않은 회사가 있다. 정작 회장 일가는 해당 기간 수십억원의 배당이 진행됐다는 점에서 비판이 제기된다.
국내 중견 제약사 삼천당제약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회사는 결산배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2004년부터 2019년까지는 연속으로 결산배당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회사 사정이 어려워진건 아녔다. 삼천당제약의 이익잉여금은 지난 2020년 1300억원에서 올 해 3분기 100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여전히 1000억원 수준을 보유 중이다.
주주에게 배당을 하지 않는 사이 오너일가가 소유한 계열사엔 수십억원의 현금 배당이 이뤄졌다.
삼천당제약의 최대주주는 의약품·의료기기 제조사인 ‘소화’다. 30.7% 지분을 가지고 있다. 2대 주주는 윤대인 삼천당제약 회장이다. 6.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 1986년 삼천당제약 사장이 된 후 1994년부터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런데 소화는 윤 회장이 72%를 가진 최대주주다. 나머지 27%는 삼천당제약의 또 다른 계열사인 의약품 유통사 ‘인산엠티에스’가 가지고 있다. 인산엠티에스는 윤 회장의 장남 윤희제씨가 지분 100%를 가진 개인회사다. 즉 윤 회장과 장남 윤희제씨가 소화와 본인이 가진 지분을 통해 삼천당제약을 지배하는 구조다.
삼천당제약은 지난 4년간 소화에 약 65억원을, 인산엠티에스에 약 23억원의 현금을 배당했다. 윤 회장은 매년 삼천당제약으로부터 약 5~10억원의 보수를 받고 있다. 약 100억원의 돈을 회장 일가가 가져가는 동안 주주 배당은 0원이었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 실적이 좋지 않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회사 유보금도 적지 않은 상황에 4년 연속 무배당은 주주로서 아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천당제약은 주로 항생제, 순환기질환 치료제, 소화기질환 치료제 및 안약류 등 처방위주의 전문의약품을 생산하고 있다. 3분기 누적 1557억원 매출에 3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먹는 비만약 개발 소식에 주가가 23만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10만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윤 회장은 일송학원 설립자인 고 윤덕선 설립자의 차남이다. 윤 회장은 강동성심병원 이사장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