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바라고 있지 않을까. 리즈가 천국에서 버튼을 만나 다시 남편으로 택하기를.” 지상에서 두 번 결혼해 두 번 이혼한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의 사랑은 세 번째 천상의 만남에서 다시 이뤄질까. 미 코미디언 토머스 레넌은 지상의 아쉬움을 천상에서의 바람으로 달랬다. ‘미의 기준’이자 ‘세기의 아이콘’으로 꼽힌 배우 엘리자베스 테일러가 7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테일러는 23일(현지시간) 자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울혈성 심부전증으로 숨졌다 . 1932년 영국 런던에서 미술품 중개상 아버지와 연극배우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테일러는 열 살에 영화 ‘귀로’로 데뷔했다. ‘젊은이의 양지’ ‘자이언트’ ‘클레오파트라’ 등에 출연하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61년 ‘버터필드8’과 67년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로 두 차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그의 실제 삶도 스크린 속 화려한 모습만큼 파란만장했다. 7명의 남자와 여덟 번 결혼하고 여덟 번 헤어졌다. 말년에는 ‘엘리자베스 에이즈 재단’을 설립해 에이즈 퇴치 활동에 나서며 에이즈 운동가로서 열정을 불태웠다. 그를 향한 오랜 애정만큼 애도의 물결 역시 세대와 장르를 넘나들었고 국가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테일러의 오랜 친구였던 엘튼 존은 “우리는 할리우드의 거인을 잃었다”고 했으며 여배우 제인 폰다는 “테일러는 친절하고 용감하며 관대하고 충실한 사람”이라고 회고했다. 베컴은 “세계는 미의 우상을 잃었다”고 했고 래리 킹은 “우리는 그와 같은 배우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마돈나는 “배우로뿐만 아니라 에이즈 활동가로서 그의 활약을 존경한다”고 했고 실제 에이즈 투병을 했던 미 프로농구(NBA) 선수 출신의 매직 존슨은 “에이즈와 싸움에 헌신한 테일러를 세계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잭슨의 누나 라토야 잭슨은 “테일러는 동생이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에도 늘 옆에 있던 소중한 친구였다”고 그를 기렸다. 테일러는 잭슨에게 직접 ‘팝의 황제’라는 칭호를 붙여줬고 스물 일곱의 나이차에도 꾸준히 각별한 관계를 유지한 바 있다. 패리스 힐튼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테일러와 그의 종조부인 콘래드 니키 힐튼 주니어의 사진을 올리며 그를 추억했다. 테일러는 1950년 18세의 나이에 힐튼 호텔 체인의 상속자 콘래드 힐튼과 결혼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밖에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도 애도의 마음을 표했다. 윤정현 기자/hi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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