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 미국, 일본이 지난 29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사상 최초로 북한 미사일을 탐지 및 추적하는 미사일 경보훈련을 실시하면서 우리 해군 차세대 이지스함이 탑재하게 될 해상 요격용미사일(SM-3)이 주목받고 있다.

해군은 지난 29일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현지시간 28일 오후) 미국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한미일 3국의 정보교환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한미일 미사일 경보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퍼시픽 드래곤’으로 명명된 이 훈련은 사전 예고없이 육상에서 발사된 탄도탄 가상 표적을 한미일 3국 이지스함들이 탐지 및 추적하고 미국의 육상중개소를 통해 3국이 미사일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훈련이다.

[김수한의 리썰웨펀] ‘北미사일 대비’ SM-3 탑재하는 차세대 이지스함

지난 2014년 한미일 3국간에 체결된 정보공유약정에 따라 한미와 미일이 직접 정보를 교류하고 미국을 매개로 한일간 정보교류도 진행된다.

정보공유약정 체결 이후 미군 육상중개소를 통해 한미일 3국이 거의 실시간으로 정보공유훈련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훈련에는 한국 세종대왕함, 미국 존 폴 존스함과 슈프함 등 2척, 일본 초카이함 등 각 국의 이지스함이 참여했다. 미국의 고고도 무장 무인기인 리퍼(MQ-9)도 훈련에 참여해 가상 표적을 탐지 및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훈련에서 표적에 대한 요격 훈련이 실제로 진행됐는지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해군에 따르면, 이번 훈련에서는 추적과 탐지만 진행됐고 요격훈련은 실시되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이런 훈련이 또 진행될 경우, 실제 요격훈련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3국이 미사일 경보 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근본 목적이 미사일 정보 공유 및 요격에 있기 때문이다.

해상 요격은 지상 요격보다 정확도와 효율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위가 한정된 지상에서 제한 요소를 극복하고 요격하는 것보다 이지스함이 최적의 위치에서 대기하다 요격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군의 요격 시스템은 15~40㎞ 고도의 하층방어를 담당하는 패트리엇 미사일이 담당한다.

한국군에는 15~20㎞ 상공의 목표물을 요격할 수 있는 구형 패트리엇(파편형, PAC-2), 주한미군에는 30~40㎞를 요격할 수 있는 신형 패트리엇(직격형, PAC-3)이 배치돼 있다. 또한 한국군은 오는 2018년 PAC-3을 수입해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한편, 주한미군은 패트리엇보다 높은 고도에서 한 차례 더 요격할 수 있는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를 위해 한미간 공동실무단이 논의를 진행 중이다.

사드 요격 범위는 40~150㎞ 고도로 패트리엇이 미치지 못하는 고도에서 상층 방어를 담당한다. 사드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드와 패트리엇 병행 요격체제가 구축되면 유사시 적 미사일에 대해 1차로 사드로 요격을 시도하고, 실패할 경우 패트리엇으로 한 번 더 시도할 수 있다.

1차 패트리엇, 2차 사드에 이어 3차로 그 위층 방어망을 형성하는 것이 SM-3다.

SM-3는 요격 범위가 150~500㎞로 사드가 도달하지 못하는 고도를 담당한다. SM-3는 초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인 셈이다.

향후 사드가 실전 배치돼 1, 2차 요격체계가 갖춰지면 SM-3 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그래서 나온다.

적 미사일을 1차로 150~500㎞ 고도에서 SM-3이 요격하고, 2차로 사드가, 3차로 패트리엇이 요격에 나서 총 3번의 요격 기회를 보장받는 셈이다. 2번의 요격 기회보다는 3번의 기회가 더 안정적이라는 게 군 당국자들의 판단이다.

SM-3는 미국 미사일방어(MD)체계의 핵심으로,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해 지난해 6월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현재 SM-3의 블록1A가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에 탑재돼 있으며, 지난해 발사에 성공한 것은 이것의 개량형인 SM-3 블록2A다.

미일 양국은 SM-3를 지난 2006년 공동개발해 내년 블록2A 개발을 마치고 일본 해상자위대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SM-3는 길이 6.5m, 무게 1.5t으로 최대 속도는 마하 7.8에 이른다.

단점은 높은 가격이다. SM-3 1발은 150억원 상당으로 신형 패트리엇(PAC-3)의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4일 현대중공업과 우리 해군이 현재 운용 중인 이지스함 세종대왕함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차기 이지스함(광개토-Ⅲ Batch-Ⅱ) 탐색개발사업 계약을 약 181억원에 체결했다.

차기 이지스함에는 탄도탄 요격기능이 추가된다고 방사청은 밝혔다. 미사일 탐지 및 추적 능력도 기존 이지스함보다 2배 이상 향상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차기 이지스함에는 현존하는 모든 SM 계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 발사체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운용 중인 이지스함은 사거리 150㎞의 SM-2 미사일만 운용 가능하나 차기 이지스함에서는 이보다 사거리가 훨씬 긴 SM-3, SM-6(사거리 약 400㎞) 등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