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지난해 1월 새벽 4시, 김모(당시 13) 군은 친구 4명과 함께 인적이 드문 아파트 놀이터로 향했다. 이들은 PC방에서 게임을 한 뒤 거리를 배회하다 놀이터에 도착했다. 슬슬 추위를 느낀 이들은 인근에 쌓여있던 종이상자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불은 이내 놀이기구에 옮겨붙었고, 놀란 김 군 등은 달아났다. 주민 신고로 소방차가 출동해 불은 진압됐다.
화재로 놀이터와 주변 가로등, 스피커 등이 모두 불에 탄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가 수습된 뒤, 불이 난 아파트와 주택화재보험계약을 맺었던 M보험사는 아파트에 보험금 760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보험사는 김 군 등과 이들의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7단독 공현진 판사는 M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가 불을 낸 청소년 들의 부모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이 공동으로 53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7일 밝혔다.
공 판사는 “부모는 자녀들이 늦은 시간까지 길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안전 조치 없이 불을 피우는 행위를 하지 않도록 주의를 줘야 할 의무를 갖지만, 김 군 등의 부모가 이를 게을리 해 화재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공 판사는 김 군등이 화재 당시 판단능력이 미숙한 미성년자였던 점, 놀이터 주변에 종이상자가 쌓여있어 이들이 쉽게 불을 붙인 점, 이들이 새벽시간 아무런 제지 없이 놀이터에서 놀다 불이 난 점 등을 고려해 김 군 등과 이들 부모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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