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작품이 사라지자 미술관 측이 “사라진 돌을 찾는다”며 이례적인 공지에 나섰다.
17일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 전시장에서 고사리 작가의 ‘건져 올린 돌’ 작품 일부가 최근 잇따라 사라졌다.
미술관 측은 “작품 속 돌들이 너무 마음에 든 나머지 집으로 가져간 분들이 계신 것 같다”며 “혹시 주머니에 슬쩍 담아 가셨다면 아무도 모르게 다시 제자리에 놓아 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오실 분들도 이 온전한 풍경을 오래 보실 수 있도록 돌들을 꼭 제자리에 놓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건져 올린 돌’은 총 41개의 돌로 구성된 체험형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전시되고 있다. 일부 돌은 사라졌다가 다시 놓이기도 했지만, 현재까지 총 10개가 돌아오지 않은 상태다.
고사리 작가는 “5년간 텃밭을 일구며 건져 올린 돌들을 깨끗이 씻어 말린 후 돌이 지내왔을 수겹의 시간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작업”이라며 “돌의 뒷면에는 돌이 지녔을 시간이 온전히 담겨 있고 앞면에는 그 세월을 따라 제가 연필로 그린 드로잉이 남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삭아가는 시간을 함께할 수 있도록 잠시 자리를 비운 돌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기다려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멸의 시학: 삭는 미술에 대하여’는 다음 달 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이다. 시간 속에서 스스로 닳고 변하는 ‘삭는 미술’을 통해 변하지 않는 명작이라는 통념을 넘어 자연과 공존하는 작품의 의미를 묻는다.
bb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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