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 참석을 위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요트를 타고 원산항에 도착하고 있다.[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일 새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 참석을 위해 부인 리설주 여사, 딸 주애와 함께 요트를 타고 원산항에 도착하고 있다.[연합]

북한이 서해안과 동해안 조선소에서 동시에 신형 군함 건조에 나선 정황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25일(현지시간)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 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서해안 남포조선소와 동해안 청진조선소에서 모두 군함을 건조하는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남포조선소에서 선체를 조립하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7월 초 무렵이다. NK뉴스는 건조 중인 군함의 규모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면서도, 1만t급 순양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순양함은 구축함보다 크고 무장도 많은 대형 수상 전투함이다. 사실로 확인되면 북한이 처음으로 만드는 1만t급 군함이 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23일 남포항에서 열린 5000t급 구축함 ‘최현호’ 취역식에서 1만t급 순양함을 건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남포조선소에서는 곧 진수식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해 7월 이곳에서 두 번째 구축함 건조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배는 최현급 구축함 가운데 세 번째 배다. 당시 관계자들은 노동당 창건일인 올해 10월 10일까지 진수하겠다고 밝혔다. 일정대로라면 앞으로 몇 주 안에 진수식이 열릴 수 있다고 NK뉴스는 내다봤다.

동해안 청진조선소에서는 8월 중순부터 선박 건조 움직임이 포착됐다. 위성사진에는 붉은색 선체 조립이 시작된 모습이 담겼지만, 선박의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NK뉴스는 이곳에서 만드는 배가 5000t급 구축함이거나, 김 위원장이 언급한 1만t급 순양함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봤다. 청진조선소는 최현급 2번함 ‘강건호’를 만든 곳이다.

두 조선소 모두 시설을 현대화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부터 두 곳에 푸른색 지붕의 건물 수십 채가 새로 들어섰는데, 건설 노동자들이 머무는 숙소로 보인다고 NK뉴스는 설명했다. 반면 이달 20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 라진항 조선소에는 아직 새 함정을 건조하는 움직임이 없었다.

북한은 최근 2년 사이 대형 함정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5000t급 구축함 최현호는 지난해 4월 남포에서 진수된 뒤, 6·25전쟁 발발일을 앞둔 지난 6월 서해함대에 배치됐다. 같은 급의 강건호는 지난해 5월 청진에서 진수하던 중 배가 옆으로 넘어지는 사고를 겪었다. 이후 6월에 다시 진수했고, 이달 6일 원산항에서 취역해 동해함대에 배치됐다. 김 위원장은 강건호 취역식에서 “우리 해군의 핵무장화가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급 구축함은 길이 약 140~145m에 127㎜(또는 130㎜)급 함포와 러시아제 판치르 근접방어무기(가까이 날아오는 미사일을 막는 장비) 등을 갖춘 것으로 분석된다. 미사일을 세워서 쏘는 수직발사관(VLS)도 수십 기 달려 있다. 북한은 이 발사관으로 핵탄두를 실을 수 있는 전략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네 번째 구축함 건조에 들어갔다고도 밝혔다.

잠수함 전력도 늘리고 있다. 북한은 2023년 9월 신포에서 3000t급으로 추정되는 전술핵공격잠수함 ‘김군옥영웅함’을 진수했고, 지난해 12월에는 건조 중인 8700t급 핵동력 잠수함의 선체를 공개했다.

북한은 올해 초 열린 9차 당대회에서 해군 현대화 5개년 계획을 승인하고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매년 최현급 구축함 2척씩을 건조하고 1만t급 순양함도 함께 만든다는 구상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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