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연합]

[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사이 평균 8000만원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전세계약을 맺은 임차인이 계약 만기를 맞아 새 집을 구하거나 재계약할 경우 보증금 부담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월세 상승폭은 전세보다 더 컸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같은 기간 20% 넘게 오르며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키우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2024년 8월 5억5394만6000원과 비교하면 8268만2000원, 14.9% 올랐다.

중위 전세가격도 같은 기간 4억8000만원에서 5억6000만원으로 8000만원, 16.7%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같은 기간 경기(11.4%)와 인천(8.5%)보다 높았다.

평균 전셋값 6억3663만원…2022년 고점 넘어

현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과거 전세가격 급등기 수준도 넘어섰다.

2020년 7월 임대차 관련 법 개정 이후 전셋값이 빠르게 오르면서 2022년 1월 평균 전세가격이 6억3424만3000원까지 상승했는데, 지난달 가격은 당시보다 약 238만원 높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한국부동산원 통계상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전셋값 상승에는 서울의 신규 입주 물량 부족과 전월세 매물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매 대신 임대차 시장에 머무르는 수요가 늘어난 점도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 매물이 줄어든 상황에서 기존 세입자가 계약을 연장하는 사례가 늘면 시장에 새로 나오는 물량도 감소할 수 있다.

송파, 2년 새 1억8400만원 올랐다

지역별로는 송파구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송파구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9억4137만1000원으로 2년 전 7억5734만4000원보다 24.3% 올랐다.

금액으로는 1억8402만7000원 상승했다. 2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로 전세계약을 다시 맺는다면 평균적으로 1억8000만원 이상 더 필요한 셈이다.

강동구도 2년 전보다 20.6% 상승했다. 평균 전세가격은 5억82만4000원에서 6억375만1000원으로 1억292만7000원 올랐다.

성북구는 4억4862만8000원에서 5억3263만3000원으로 8400만5000원(18.7%), 영등포구는 5억4371만7000원에서 6억4325만8000원으로 9954만1000원(18.3%) 상승했다.

서울 평균보다 전셋값이 빠르게 오른 지역에서는 계약 만기를 맞은 세입자의 보증금 마련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

전세보다 더 오른 월세…평균 132만원→164만원

월세 시장의 상승폭은 더 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보증부 월세의 평균 보증금은 1억9565만2000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 1억9614만4000원과 비교하면 49만2000원, 0.3% 낮아졌다.

같은 기간 평균 월세는 132만원에서 164만1000원으로 32만1000원 올랐다. 상승률은 24.3%로 전세가격 상승률 14.9%를 웃돌았다.

보증금을 높이는 대신 월 임대료를 낮추는 전통적인 전월세 구조와 달리 최근에는 보증금 부담을 낮추면서 월세를 더 받는 계약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출을 이용해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임차인이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월세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송파 월세 56% 급등…한강변 지역도 큰 폭 상승

월세 상승은 강남권과 한강변 주요 지역에서 두드러졌다.

송파구의 평균 월세 보증금은 2년 사이 3163만1000원, 9.7% 줄었다. 월세는 같은 기간 84만8000원 올라 상승률이 56.2%에 달했다.

송파구 중위 월세는 보증금 수준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월 임대료가 91만원, 69.2% 상승했다.

서초구도 평균 월세가 2년 전보다 76만6000원(37.5%) 올랐다. 영등포구는 40만4000원(35.5%), 강동구 37만2000원(34.1%), 용산구 63만2000원(28.9%) 상승했다.

동작구는 34만원(28.4%), 성동구 54만4000원(27.4%), 광진구는 43만2000원(26.5%) 올랐다.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와 월세가 동시에 오르면서 세입자의 선택지가 좁아지고 있다. 특히 전세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전세 매물까지 줄어들 경우 월세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신규 입주 물량과 전월세 매물 증가 여부가 향후 임대료 흐름을 가를 주요 변수로 꼽힌다.


rainbo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