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정상회담 등으로 발표 지연…“미 내부절차 진행 중”
“한미 대미투자 이견 해소, 첫 송금 준비 완료”
박정성 통상본부장, 29일 취임후 첫 미국 출장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미투자 발표가 미·중 정상회담 등 미국 측 일정으로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첫 대미 투자금 22억달러(약 2조9600억원)를 송금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공식 발표가 이뤄지면 이달 말 첫 투자금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정부 안팎에서는 보고 있다.
28일 정치권과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한미전략투자공사는 대미 전략투자 1호 사업에 투입할 22억달러 규모의 첫 투자금 송금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1월 양국이 체결한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 7조(자금조달)에 따르면 한국은 미국 대통령이 해당 ‘투자’를 선정하였다고 통보받은 날로부터 ‘투자’금액을 분할해 미국 투자 엑셀러레이터(촉진관)가 지정한 계좌로 즉시 사용 가능한 미국 달러화 자금으로 조달한다고 명시됐다. 또한 미 합중국 대통령이 투자의 최종 결정권한을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투자 최종 추인한 후 발표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미국 측의 공식 발표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국회에 대미투자 1호 사업 추진계획을 보고했지만, 28일 현재 한·미 양국의 공식 발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부는 미국 측 내부 절차가 남아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미투자 발표 지연과 관련해 “미국 발표는 내부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양국 사이에 이견이나 쟁점은 전혀 남아 있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정치권 한 관계자는 “첫 송금액관련 준비는 이미 마친 것으로 안다”면서 “MOU 대로 미국이 지정한 계좌로 송금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엔총회와 미중정상회담 등 일정이 이어지면서 대미투자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고 본다”면서 “지난 22일 미국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정상회담이 성사된 배경으로 대미투자 협상이 진전되고 합의의 물꼬가 터지면서 만남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성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오는 29일 미국 출장길에 오를 예정이어서 미국 측과 투자 집행 등 후속 절차를 조율할지 주목된다.
미국 대통령은 미 상무장관이 위원장인 투자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투자 분야를 선정하되, 투자위원회는 사전에 한국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한미 협의위원회와 협의해 상업적으로 합리적인 투자만을 추천한다.
우리나라는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한미전략투자사업관리위원회의 검토와 재정경제부 장관이 위원장인 한미전략투자운영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회에 사업 추진 의사를 보고하는 내부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지난 22일 국회 보고를 마쳤다.
산업통상부는 지난 22일 국회 보고에서 첫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주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는 약 223억달러 규모로, 정부는 20년간 예상 회수액을 약 430억~454억달러로 추산해 상업적 합리성을 갖춘 사업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과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프로젝트는 추가 협의가 필요한 과제로 분류해 보고했다.
대미투자 사업이 구체화하면서 투자재원 확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최대 200억달러의 대미투자 자금을 집행하는 계획을 세웠다. 같은 기간 한미전략투자공사는 매년 70억달러 규모의 채권 발행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연간 최대 130억달러는 정부·금융회사 차입금과 투자금 외환보유액 운용수익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부터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 참석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양자·다자 회담을 이어갔다. 이어 23일부터는 워싱턴DC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정상회담 등 외교 일정에 집중했다. 이후 미국 통상 당국은 미·중 무역협상 후속 결과 발표를 앞두고 협상 마무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최근 미국의 외교·통상 일정이 잇따르면서 당초 예정됐던 대미투자 발표 일정도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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