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50년 넘게 어머니의 아들로 살아온 남성이 아버지가 숨진 뒤 어머니로부터 친자 관계를 부인하는 소송을 당했다며 법적 조언을 구했다.
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환갑을 앞둔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아버지는 A씨가 4살일 때 현재의 어머니와 재혼했다. A씨는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식으로 출생 신고됐고, 얼마 뒤 동생이 태어나면서 네 식구가 함께 살았다.
하지만 A씨는 어머니에게 차별받으며 자랐다고 털어놨다.
어머니는 동생에게만 몰래 맛있는 것을 챙겨주고 형제끼리 다툼이 벌어지면 항상 동생 편만 들었으며, A씨가 군 복무를 마친 뒤 독립하자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에게는 서울에 아파트 한채가 있었지만, 어머니가 계속 그 집에서 살고 있어 A씨는 상속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이후 어머니와 동생은 A씨 연락을 피했고, 아버지 제사도 A씨 혼자 지내야 했다.
그렇게 3년이 지난 어느날, 어머니는 A씨와 친자 관계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소송을 내고 유전자 검사까지 신청했다.
A씨는 “상속 문제를 묻어두고 있던 상황에서 이런 소장을 받으니 아버지가 남긴 아파트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50년 넘게 모자지간으로 살아왔더라도 유전자 검사에서 혈연관계가 없는 걸로 밝혀지면 법적으로 저는 어머니 아들이 아니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대해 김수진 변호사는 “혈연관계가 없는데도 친생자로 출생신고가 돼 있다면 이해관계인이 친생자 관계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곧바로 친자관계가 부정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허위로 친생자 출생신고를 했더라도 실질적으로 입양의 기능을 했다면 파양해야 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법률상 친자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입양이 성립하려면 당사자 사이에 부모와 자식 관계를 만들려는 명확한 의사와 실제 돌보고 기르는 등 부모와 자식으로서 생활한 사실이 있어야 한다”며 “어머니는 A씨의 존재와 출생신고 사실을 알면서도 받아들였고, 이후 오랜 세월 한집에서 부모와 자식으로 생활한 것은 물론 A씨도 성인이 돼 부양의 도리를 다했다는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김 변호사는 “이런 사정들이 쌓이면 입양 신고 서류가 없더라도 실질적인 입양 요건이 충분히 인정될 것”이라며 “입양으로 인정된다면 이 소송은 각하돼 법률상 친자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변호사는 “A씨는 어머니와 같은 주소지에서 오랜 기간 함께 거주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주민등록초본을 준비해야 한다”며 “학비나 병원비, 생활비 등을 주고받은 계좌 내역이나 영수증도 챙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공적 서류에 모자 관계로 기재된 자료도 훌륭한 정황 증거가 되고, 친척이나 지인들이 두 사람을 실제 모자 관계로 알고 지냈다는 사실 확인서도 받아두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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