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연합]
서울의 한 영화관에 걸린 ‘암살자(들)’ 홍보물.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싸고 역사 왜곡 논란이 확산하면서 촬영 장소를 제공한 대전시가 난데없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시는 지난해 7월 영화 제작사로부터 협조 요청을 받아 대전 동구 소제동과 옛 충남도청에서 영화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줬다.

당시 제작사가 제출한 촬영 협조 공문에는 ‘대한민국 1970년대 시대상을 담은 영화’라는 간략한 설명만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줄거리나 소재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당시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었던 만큼 최근 영화가 역사 왜곡 논란으로 정치적 쟁점이 된 상황이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예전에 오징어게임2를 대전에서 촬영했을 때도 내용은 극비에 부쳐졌다. 통상 제작사 측에서 영화 줄거리를 알려주지 않는다”면서 “대전시로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차원에서 평소처럼 영화 촬영을 허가해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해당 영화가 지난달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8회 대전특수영상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국회에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시가 촬영 장소를 허가하게 된 경위에서부터 시에서 유료로 폐막작 입장권을 구입한 사실이 있는지, 시에서 폐막작 상영을 행정적으로 지원해준 사실이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폐막작 선정은 지난 5월께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에서 대행사를 통해 진행했고, 대전에서 현지 촬영이 대부분 이뤄졌다는 이유로 암살자들을 폐막작으로 선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시는 전했다. 아울러 당시 시사회는 신청한 시민들을 상대로 추첨을 통해 초대권이 배부됐고, 시에서 입장권을 구매한 사실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이게 전임 시장님(국민의힘 소속) 때 추진했던 사항인데, 이렇게 정치적 이슈와 사회적 파장이 큰 영화인 줄 알았더라면 당시 그대로 찍도록 놔뒀겠느냐. 업무보고 등을 통해 검토했을 것”이라면서 “공무원 입장에서는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영화 촬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는데, 이렇게 돼 버려 난처한 부분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암살자(들)’은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소재로 사건의 배후를 추적하는 형사와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영화가 재일교포 문세광이 쏜 총에 맞아 고(故) 육영수 여사가 사망했다는 정부 공식 발표와는 다른 결론을 암시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역사 왜곡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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