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LGL과 SMR 추진 PCTC 업무협약
한미 항만 규제·운항 조건 공동 검토
상업운항 가능성 검증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글로비스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동력원으로 쓰는 자동차운반선(PCTC)이 실제 한국과 미국을 오갈 수 있을지 검토에 나선다. 지난 6월 SMR 추진 선박의 개념설계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번에는 실제 상업운항에 필요한 항만 규제와 운항 조건 검토에 들어간다.
현대글로비스는 미국 물류·해운기업 리버티 글로벌 로지스틱스(LGL)와 ‘SMR 추진 자동차운반선의 한미 항로 운영 공동 검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협약식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제리코의 LGL 본사에서 열렸다. 김태우 현대글로비스 물류사업본부장 부사장과 데이비드 R. 미네티 LGL 사장 등이 참석했다.
LGL은 자동차와 중장비, 중량화물, 프로젝트 화물 등을 운송하는 해운·국제복합운송 업체다. 미국 국방부와 미군의 화물 운송도 맡고 있다.
양사가 검토하는 선박은 기존 선박용 연료 대신 SMR을 추진 동력으로 활용하는 자동차운반선이다. SMR은 기존 대형 원자로보다 크기와 출력을 줄여 모듈 형태로 제작하는 원자로다.
선박에 적용할 경우 운항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이고 장기간 연료를 교체하지 않고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선박에 필요한 대형 연료탱크와 일부 배기가스 관련 설비를 줄일 수 있어 화물을 실을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실제 바다를 오가는 원자력 추진 상선으로 만들려면 기술뿐 아니라 항만 입항과 안전 규제, 국제협약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현대글로비스와 LGL도 이번 협력의 초점을 이 부분에 맞췄다. 현대글로비스는 국내 항만 특성과 규제 체계, 운항 조건 등을 살펴보고 LGL은 미국의 관련 제도와 항만·운항 환경을 분석한다.
선박을 실제로 만들고 운항에 투입할 수 있을지도 함께 검토한다. 어느 나라에 선박을 등록할지, 어떤 기관에서 안전성을 인증받을지, 상업 운항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지도 연구 대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에 앞서 기술적인 첫 관문을 통과했다. 지난 6월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국제 해운박람회 포시도니아에서 SMR 추진 자동차운반선 개념설계에 대해 영국 로이드선급(LR)의 원칙승인(AiP)을 받았다.
원칙승인은 아직 실제로 건조되지 않은 새로운 선박이나 기술의 개념설계가 국제 규정과 안전 기준에 비춰 구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선급이 검토하는 절차다. 실제 선박 건조나 운항을 승인했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초기 설계의 기술적 타당성을 확인하는 단계다.
정부도 원자력과 조선·해양 기술을 결합한 차세대 선박 개발에 나서고 있다. 혁신형 SMR 개발과 함께 원자력 추진 선박을 미래 조선산업의 후보 기술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당장 SMR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선박의 탄소 배출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기존 선박보다 탄소 배출을 낮출 수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추진 자동차운반선을 도입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무탄소 추진 기술까지 검토 범위를 넓히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앞서 SMR 추진 PCTC에 대한 기술적 가능성을 획득한 만큼 이번 협업을 통해 해당 선박의 실제 상업 운항을 위한 다양한 조건들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세계 최대 규모의 LNG 이중연료 추진 PCTC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데 이어 차세대 무탄소 선박 기술까지 검토 범위를 확대하며 미래 해운시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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