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 대중문화교류위원회 공동위원장

6일 SBS 라디오 ‘김현의 정치쇼’ 출연

국감 전 ‘패노메논’ 상표권 논란 입장 밝혀

박진영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박진영 [사진, 문화체육관광부]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설마 이걸 하면서 JYP가 이 상표권을 갖겠어요?”

대통령 직속 대중문화교류위원회(이하 대교위) 박진영 공동위원장이 글로벌 K-팝 축제 ‘패노메논(FANOMENON)’을 둘러싼 상표권 독점과 특혜 논란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하루 앞둔 시점이다.

박 위원장은 6일 오전 방송된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상표권 출원 경위와 예산 구조, 업무추진비 수령 등 제기된 쟁점에 대해 해명했다.

특히 그는 상표권 논란에 대해 “행사 명칭을 발표한 상황에서 누군가 등록하면 우리가 쓰지 못하니 빨리 등록을 해야 했다”며 “회사에 담당 팀이 있어 일단 먼저 등록을 해놓고 담당자가 생기면 넘기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패노메논’은 정부와 4대 K-팝 대형 기획사(하이브·SM·YG·JYP)가 합작해 추진하는 대규모 글로벌 축제 겸 시상식이다. 오는 2027년 12월 국내 첫 행사를 연 뒤 해외로 무대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행사 명칭 상표권을 정부가 아닌 박 위원장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가 먼저 출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국내 상표권은 문화체육관광부와 JYP가 절반씩 나눠 가졌으나, 해외 상표권은 JYP가 단독 보유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공공 프로젝트의 핵심 권리를 민간 기업이 사유화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박 위원장은 “패노메논이라는 행사 명칭을 발표한 상황에서 누군가 이를 먼저 등록하면 우리가 쓰지 못하기 때문에 신속한 등록이 필요했다”며 “국내 출원에 약 4000만 원, 해외 출원에는 최소 6억~7억 원의 비용이 드는데 당시 위원회에는 전담 인력과 예산이 없어 회사 내 담당 팀을 활용해 먼저 등록한 것”이라고 말했다. 명칭 선점 방지와 비용 문제로 인해 소속사가 먼저 절차를 밟았다는 설명이다.

이어 “행사 전담 인력이 갖춰지면 넘기기 위한 임시 조치였다”며 “라이벌 관계인 4대 기획사가 함께하는 프로젝트에서 JYP가 상표권을 독점하면 협조가 이뤄질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패노메논’을 순수 민간 자본 중심의 행사로 진행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민간이 추진하되 사익 추구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와 상표권을 5 대 5로 공동 보유하기로 했다”며 “공익에 반할 경우 정부가 상표권을 쓰지 못하게 하는 견제 장치”라고 했다. 문체부와 4대 기획사 합작 전담 법인 간 계약에 공익성 유지를 강제하는 조항 역시 3개가 들어가있다.

일각에선 이 행사를 두고 정부 예산을 들여 민간 기업의 돈을 벌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박 위원장은 그러나 정부 투입 예산 150억 원은 “행사 자체 제작비가 아니며, 중소기업 참여 부스 구입 등 공익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금만 투여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위원장은 이날 방송에서 최근 대통령 부부의 멕시코 순방에 동행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스트레이키즈 공연 당시 김혜경 여사가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별명인 ‘방버지’까지 알고 있어 참석자들이 놀랐다는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멕시코는 전 세계에서 K-팝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 중 하나”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이러한 글로벌 열기 속에서도 K-팝이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박 위원장은 “K-팝은 한국 가수, 한국 콘텐츠라는 틀 안에서 1차적 한계에 다다랐다”며 “콘텐츠를 팬덤 산업으로 전환하고 노벨상처럼 우리나라가 이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기획이 바로 패노메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수가 아닌 최고의 팬덤을 구축한 주체나 팬덤 자체를 시상하는 개념으로, 향후 패션과 스포츠 등 다른 산업으로의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항간에 불거진 업무추진비 수령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K-팝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면서도 박 위원장은 대중문화교류위원회를 맡으며 비상근직의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고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월 200만~300만 원가량의 업무추진비 수령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그는 “초기에는 지급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무보수 기조를 지키기 위해 반납할 수도 있었지만, 향후 반도체나 방산 등 다른 분야에서 민간 전문가가 참여할 때 ‘박진영도 안 받았는데 왜 받느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관 협업 시스템의 선례를 남기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해외 출장 시 공무와 민간 업무 병행을 두고 조직 내부와 마찰이 있었던 경험을 언급하며, 민관 협력에 유연하지 못한 현행 행정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7일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 대해 자진 출석 의사를 밝히며 증인 신분을 선택한 배경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문제를 지적받는 것보다 공익 추구라는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이 가장 힘들다”며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증인으로 출석해야 위원들에게 진심이 전달될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