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목표가 300弗 제시
“현 주가 대비 75% 상승 여력”
서학개미 6개월간 25억弗 순매수
10월 말 ‘스타십 15차 비행’ 주목
“주가는 여전히 계속 저평가돼 있다(cheap and getting cheaper)”. 모건스탠리가 스페이스X 주가를 평가한 표현이다.
전 세계 투자금의 ‘블랙홀’이 될 만큼 투자심리가 쏠렸던 스페이스X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7% 넘게 급등, 이제 170달러선까지 돌파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가 인공지능(AI) 컴퓨팅 사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반영한 목표주가 300달러까지 내놓았다. 스페이스X는 향후 우주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AI를 학습시킬 수 있다는 사업 구상을 내놓고 있다. 이에 서학개미의 투자 심리도 재차 불이 붙는 흐름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페이스X는 전 거래일보다 7.66% 오른 171.1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6월 상장 이후 약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70달러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스타십 14차 시험비행 이후로는 5거래일 만에 17% 넘게 올랐다.
이날 스페이스X의 상승폭은 미국 기술주 전반을 크게 웃돌았다. 나스닥지수는 1.05% 올라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술주도 상승했지만 상승률은 대체로 2% 안팎이었다.
스페이스X의 주가 급등에는 모건스탠리가 AI 사업의 잠재가치를 구체적 수치로 제시한 점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에 대한 투자의견 ‘비중 확대’와 목표주가 300달러를 제시했다. 현재 주가보다 약 75% 높은 수준이다. AI 사업의 성장성을 감안할 때 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스페이스X 주가 160달러 수준 기준으로 AI 사업이 주가에 반영된 가치는 주당 32달러, 전체 주가의 약 20%에 불과하다. 모건스탠리는 기업용 AI 사업이 본격화할 경우 해당 사업 가치를 주당 165달러로 평가했다. 현재 주가에 반영된 AI 사업 가치의 5배가 넘는다.
이 같은 평가의 전제에는 스페이스X가 대규모 AI 연산 인프라를 실제 수익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스페이스X가 AI 연산에 투입할 데이터센터 전력 규모는 4.1GW로 예상된다. 1.4GW급 대형 원전 약 3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대규모 설비를 구축한 뒤 기업에 AI 연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향후 얼마나 빠르게 설비를 가동하고 고객을 확보하느냐가 사업가치를 좌우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초 우주 데이터센터가 AI를 학습시키는 가장 저렴한 방법이 될 것이라며 “2년 안에, 늦어도 3년 안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수익성의 핵심은 이 설비를 얼마에 판매할 수 있느냐다. 모건스탠리는 스페이스X가 AI 연산 서비스를 시장 예상보다 최대 2.8배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다고 봤다. 네오클라우드 사업에서 와트당 30~50달러 수준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으로, 시장 예상치인 17.60달러를 크게 웃돈다.
AI 연산 인프라 확대에 필요한 반도체 공급망 확보 움직임이 구체화 되고 있다는 점도 최근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이날 TSMC와 테라팹 관련 초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계약이 성사된 단계는 아니지만, 자체 반도체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TSMC의 기술과 생산 경험을 활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테라팹(Terafab)’은 반도체를 설계하고 직접 생산한 뒤 포장·검사까지 한곳에서 처리하는 대규모 생산시설이다.
AI 사업뿐 아니라 기존 핵심 사업인 스타십의 진전도 주목된다. 특히 15차 시험비행에서는 발사한 스타십을 발사탑의 회수장치로 직접 잡는 ‘십 캐치(ship catch)’가 핵심 시험 과제로 거론된다. 로켓을 발사한 뒤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기술인 만큼 성공하면 발사 비용과 준비 시간을 낮추고 발사 횟수를 늘릴 수 있다.
발사 사업 확대에 필요한 연료 공급망도 실제 투자 단계로 들어섰다. 스페이스X 자회사는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발사시설에 32.4마일 규모의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트럭으로 액화천연가스를 공급받는데, 플로리다 당국에 따르면 한 차례 발사에 수백 대의 트럭이 필요하다. 기존 가스관으로는 스페이스X가 요구하는 물량과 공급 안정성을 맞추기 어려워 전용 파이프라인을 추진하는 것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4월 6일부터 10월 5일까지 최근 6개월 간 스페이스X를 25억3934만달러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최근 3개월 간(7월 6일~10월 5일)으로도 6억2488만달러로 3위에 해당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5일(조회기준일)까지 약 500억원 가까이 추가로 순매수하는 등 14차 시험비행을 전후해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 다음 주가 변수는 스타십 15차 시험비행이다. 15차 비행은 10월 말~11월 초 진행될 예정이다. 김유진 기자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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