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장치 풀어라” 요구 거부하며 갈등

이란전쟁까지 클로드 활용 뒤 전면 중단

메이븐 시스템 깊숙이 통합돼 퇴출 지연

빈자리엔 오픈AI·구글·xAI 채택 확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이르면 다음달 중순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이 이르면 다음달 중순 기업공개(IPO)를 할 예정이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 국방부가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클로드’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군의 제한 없는 AI 사용 요구를 앤트로픽이 거부하면서 시작된 갈등이 결국 국방 시스템에서의 퇴출로 이어졌다.

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클로드를 비롯한 앤트로픽의 AI 제품 사용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앤트로픽을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한 지 8개월 만이다.

당초 국방부는 8월 말까지 앤트로픽 제품 사용을 끝낼 계획이었지만 실제 퇴출에는 두 달가량이 더 걸렸다. 클로드가 이미 미군의 핵심 데이터 시스템에 광범위하게 적용돼 있었기 때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주까지도 연구와 분석, 정보수집 등에 클로드를 활용했다. 특히 이란 전쟁 과정에서도 방대한 정보를 분류하고 분석하는 데 클로드가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의 AI는 2024년부터 미국 정부와 군에 도입됐다. 기밀 업무를 수행하는 정부기관에 배치된 최초의 첨단 AI 도구 가운데 하나로 꼽힐 정도로 미 정부 시스템에 빠르게 자리 잡았다.

양측 관계가 틀어진 것은 올해 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에 클로드의 안전장치를 제거하고 군이 제한 없이 AI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앤트로픽은 대규모 감시와 자율무기 등에 AI가 활용될 가능성을 우려해 이를 거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후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했다. 앤트로픽은 해당 조치가 “전례 없고 불법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은 지난달 블랙리스트 지정 효력을 무효화해 달라는 앤트로픽의 요청을 기각했다.

클로드를 실제 국방 시스템에서 걷어내는 작업도 간단하지 않았다. 클로드는 팔란티어가 운영하는 미 국방부의 대규모 데이터 플랫폼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에 탑재돼 있었다. 메이븐은 각종 정보와 데이터를 통합·분류해 군의 분석과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이다.

조지타운대 안보·신흥기술센터의 로런 칸 선임 연구분석가는 클로드가 메이븐에 깊숙이 통합돼 있었던 만큼 신속한 제거가 어려웠을 것으로 분석했다.

칸 분석가는 “국방부가 시스템 전반에서 클로드를 모두 제거하는 데 지금까지 시간이 걸렸다는 사실은 이런 기술이 손쉽게 꽂았다 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이 빠진 자리는 경쟁 AI 기업들이 채우고 있다. 미 국방부는 법적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오픈AI와 구글, xAI 등 주요 AI 기업들과 잇따라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몇 달 사이 미군 내부에서는 특히 오픈AI의 도구가 보다 폭넓게 채택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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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