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감사인대회 출장’ 외유성 일정 적발
숙박·식비 기준 초과에 관광성 일정까지
與채현일 “출장 심사체계 전반 점검해야”
[헤럴드경제=윤채영 기자]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이 해외에서 열린 ‘세계감사인대회’ 참석을 위해 3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국외출장을 다녀오면서 숙박비와 식비 등을 기준보다 많이 지급하고 관광 또는 외유성 일정까지 포함한 것으로 확인됐다.
출장에 앞서 공무 국외출장 심사위원 5명이 출장비용을 포함한 모든 항목에 ‘적합’ 판정을 내렸음에도 이같은 내용이 적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소방청 감사에서 FKI 측의 부적절한 예산 집행이 무더기로 드러나면서 내부 통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소방청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지난해 7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2025 세계감사인대회’에 임직원 2명을 5박 7일 일정으로 파견했다. 출장 목적은 ‘최신 감사기법 습득과 세계 내부감사인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감사 대응력 제고’였다.
FKI는 출장에 앞서 작년 5월 13일 5명으로 국외출장 심사위원회를 꾸려 해당 출장을 심사했다. 당시 심사위원회는 출장 목적과 필요성뿐 아니라 방문국·방문기관, 출장 일정, 참여자, 출장비용의 적합성 등을 심사했다. 특히 ‘여비규칙에 의해 산출·지급되는 것인지’도 심사 대상이었지만 심사위원들은 모든 항목을 ‘적합’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후 이뤄진 소방청 특정감사에서는 여비규칙에 맞지 않게 출장 경비가 책정됐는데도 심사위원들이 출장비용 적합성을 형식적으로 심사한 것으로 지적됐다. 출장 전 거쳐야 했던 일상감사도 누락됐다.
이번 출장에 집행된 예산은 총 3131만1520원이었다. 이 가운데 대회 등록비·진행관리비 562만6400원과 항공료·지상비 2497만8600원 등 총 3060만5000원이 교육훈련비로 집행됐다. 감사에서는 :세계감사인대회 참석이 교육파견이 아닌 ‘업무수행출장’에 해당하는 만큼 참가 등록비를 제외한 항공료·숙박비·식비 등은 교육훈련비가 아닌 국외출장비로 집행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장자 가운데 1명은 987만4000원짜리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이용했고, 다른 1명의 이코노미석 항공료는 354만1400원이었다. 두 사람에게 지급된 지상비는 총 1156만3200원이었다. 이 가운데는 예산으로 집행할 수 없는 개인 음료비와 가이드·인솔자 비용 등도 포함됐다.
숙박비와 식비도 지급 기준을 넘어섰다. 감사 결과 1인 기준 숙박비는 333만7950원이 집행돼 기준보다 112만8875원 많았고, 식비도 93만4395원이 집행돼 기준액을 22만9515원 초과했다. 기타 개인·공동경비와 여행사 수수료 등을 합친 1인당 과다 지급액은 237만5560원이었다. 소방청은 두 출장자에게 각각 같은 금액을 환수하도록 해 총 475만1120원을 환수 조치했다.
출장 일정에도 문제가 확인됐다. 세계감사인대회의 공식 일정은 지난해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이었지만 기술원의 출장 일정은 7월 12일부터 18일까지 5박 7일로 잡혔다. 특히 대회 시작 전날인 7월 13일에는 토론토 인근 나이아가라 폭포를 관광했고,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는 아울렛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나이아가라 폭포 관광과 공식 일정 종료 후 아울렛 방문에 대해 “공무 국외출장 목적과 맞지 않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비공식 일정에 참여한 직원에게는 ‘주의’ 처분을, 출장기간 산정과 사전심의를 소홀히 한 관련 부서에는 ‘부서경고’를 내렸다.
채 의원은 “초과 지급된 여비를 환수했다고 끝날 일이 아니다”라며 “소방청은 국외출장 심사와 일상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위를 확인하고, 산하기관의 예산 집행과 출장 심사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hank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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