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개보위 위원에 전·현직 김앤장 변호사 ‘2명’
연이은 역대급 과징금에 공정성 비판도 ‘점증’
“소송 참여 로펌 소속 변호사 위원 참여 부적절”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신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 위원으로 전·현직 김앤장 소속 인사들이 선임되면서 적정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개보위 위원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 의결에 참여한다. 하지만 김앤장은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기업 상당수의 법률 대리를 맡고 있어 이해충돌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심판과 선수가 함께 뛰는 꼴”이라는 비판까지 나온다.
개보위는 과징금 의결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을 배제하는 ‘제척’이나 위원 스스로 심의·의결을 피하는 ‘회피’와 같은 가이드라인도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잇단 개인정보유출 사고로 개보위 과징금 처분에 대한 사회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이해충돌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헤럴드경제가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개보위 소송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김앤장이 기업을 대리해 개보위와 다투는 소송은 ▷골프존(과징금 약 75억원) ▷카카오(약 151억원) ▷SK텔레콤(약 1348억원) ▷쿠팡(약 2011억원·안전조치 의무 위반 약 4236억원 별도) 등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개보위 의결 과징금이 SK텔레콤에 이어 쿠팡 사례에서도 ‘역대급’을 갱신하면서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임 개보위 위원으로 김앤장 현직 이○○ 변호사, 전직 박○○ 변호사(현 법무법인 MCP&Partners) 등이 포함됐다.
개보위 위원회 구성은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보위원장(장관급) 2명, 여당 2명, 야당 3명 등 추천으로 이뤄진다. 현직 이 변호사는 여당이, 전직 박 변호사는 야당이 각각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전·현직 김앤장 소속 인사들이 개보위 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을 두고 이해충돌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보위 위원들은 개인정보 유출에 따른 ‘과징금’을 의결하는 주체다. 반면 김앤장은 개보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기업들을 대리해 해당 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개보위는 위원회 제척 혹은 위원 본인 회피 등을 통해 과징금 의결 시 관계자를 제외하는 방법으로 공정성을 지킨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은 ‘위원이나 위원이 속한 공공기관·법인 또는 단체 등이 조언 등 지원을 하고 있는 자와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라고 애매하게 규정하고 있다. ‘이해관계’라는 명확하지 않은 법 조항 때문에 관련 가이드라인이 필요하지만, 이마저도 개보위 내부 가이드라인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보위는 “신규 위촉 위원들에게 법상 의무 사항을 잘 안내해 위원회가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형연 조국혁신당 의원은 “과징금을 의결하는 위원에 전·현직 김앤장 소속 의원들이 포함된 것은 심판과 선수가 함께 뛰는 꼴”이라며 “최근 개보위 과징금 소송 규모가 날로 확대되는 만큼, 개보위 위원 선임에도 신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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