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의 메인 행사인 경진대회. 제한된 시간 내에 정밀하게 문신을 완성해 낼 수 있느냐를 보는 기술 경진대회다. [홍석희 기자]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의 메인 행사인 경진대회. 제한된 시간 내에 정밀하게 문신을 완성해 낼 수 있느냐를 보는 기술 경진대회다. [홍석희 기자]

문신사법 제정 뒤 첫 PTS 대회…문신 종사자·관람객 등 1000명 몰려

복지부 장관상 첫 등장…대한문신사중앙회도 중기중앙회 회원사 합류

마네킹부터 실제 모델까지 심사…2027년 서울서 세계 타투대회 추진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 보라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문신사들이 마네킹과 고무판에 얼굴을 가까이 댄 채 타투 머신을 움직였다. 다른 층에서는 등과 양팔을 화려한 문신으로 채운 모델들이 심사위원 앞에 섰다. 선수만 650~700명. 주최 측 추산 문신 종사자와 심사위원, 운영진, 관람객까지 약 100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1년 전만 해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의료법상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될 수 있었다. 이날은 달랐다. 문신사들은 중소기업계의 본산인 중기중앙회에서 정부 장관상을 놓고 경쟁했다. 지난해에는 없었던 보건복지부 장관상 3점도 올해 처음 등장했다.

문신사법 제정과 대법원 판례 변경에 이어 대한문신사중앙회가 올해 중기중앙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 문신업이 제도권 산업으로 옮겨가는 장면이 행사장에 그대로 펼쳐졌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의 부대 행사로 열린 문신 평가 장면. 5명의 심사위원들은 문신의 깊이 정확도 등을 점검했다. [홍석희 기자]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의 부대 행사로 열린 문신 평가 장면. 5명의 심사위원들은 문신의 깊이 정확도 등을 점검했다. [홍석희 기자]

마네킹에 눈썹 그리고 실제 등에 작품 심사

이날 열린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은 반영구화장(PMU), 타투(TATTOO), 두피문신(SMP) 종사자들이 기술과 작품성을 겨루는 대회다.

행사장에는 얼굴과 머리 형태의 실리콘 마네킹과 고무판이 줄지어 놓였다. 참가자들은 실제 시술과 비슷한 방식으로 색소를 입혔다. 대형 화면에는 ‘시술 전 위생’이라는 문구와 함께 교차오염 관리, 시술 후 위생, 폐기물 처리 등이 심사 항목으로 제시됐다.

김소윤 대한문신사중앙회 수석부회장은 “실제 시술과 같은 절차를 고무판이나 마네킹에서 재현한다”며 “숙련도뿐 아니라 위생관리와 교차오염 방지 절차까지 중점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사람에게 완성된 문신을 평가하는 심사도 이어졌다. 한 여성 모델이 등을 드러내자 등 전체를 채운 컬러 타투가 나타났다. 심사위원들은 조명을 비춰가며 선과 색, 구성과 완성도를 가까이서 살폈다. 팔과 다리를 타투로 채운 모델들도 차례로 심사대에 올랐다.

서화문신 부문에서는 일본 전통문신 계열과 등 전체 작품, 블랙앤그레이, 소형 타투, 기존 문신을 다른 그림으로 덮는 커버업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평가 대상에 올랐다. 문신 기법을 회화로 확장한 아트워크와 문신 장비·위생 관련 업체들의 전시 부스도 마련됐다.

33년 ‘불법’ 꼬리표 떼자 복지부도 공식 후원

올해 대회가 이전과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문신사법 제정 이후 처음 열린 행사라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1992년 대법원 판결 이후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로 보고 처벌해왔다. 문신과 반영구화장은 이미 대중화됐지만 의사가 아닌 시술자는 언제든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는 구조였다.

국회가 지난해 9월 ‘문신사법’을 통과시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문신사법은 국가시험을 거쳐 면허를 취득한 문신사가 시술할 수 있도록 하고 위생·안전관리와 업소 관리 기준을 마련하도록 했다. 법은 2027년 10월 시행된다.

올해 5월에는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34년간 유지했던 판례를 변경해 통상적인 비의료인의 미용·서화 문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과거 기존 의료법 체계에 따라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관리해왔던 복지부가 올해 처음 대회의 공식 후원기관으로 참여한 것도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지난해에는 없었던 복지부 장관상 3점이 신설됐다. 중기부 장관상 6점, 기획예산처 장관상 2점, 산업통상부 장관상 1점을 포함해 정부 부처 장관상만 모두 12점이 수여됐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33년 만에 문신사법이 제정되면서 대한민국 문신산업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며 “법이 만들어졌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문신사 스스로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전문직업인으로 더 높은 책임과 기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위하던 문신사들, 중기중앙회 회원사 됐다

행사 장소의 변화도 눈에 띈다. 2024년 시작된 PTS문화예술대전은 지난해 서울 강남구 SETEC에서 열렸다. 올해는 처음 중기중앙회 KBIZ홀로 자리를 옮겼다.

대한문신사중앙회가 문신사법 제정 이후 올해 중기중앙회 회원사로 가입하면서다. 지난 5월에는 중기중앙회와 노란우산 가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법제화를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던 문신사 단체가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정식 회원으로 들어온 것이다.

김 수석부회장은 “문신이 제도권에 들어오면서 하나의 산업으로 인정받게 됐고 복지부도 담당해야 하는 영역이 됐다”며 “복지부가 대회 취지를 확인하고 올해 후원과 장관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대한문신사중앙회는 내년 10월 문신사법 시행에 맞춰 서울에서 세계 규모의 타투대회 ‘PTS in SEOUL’ 개최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내외 문신단체와 타투 아티스트가 참가하는 국제대회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이 지난 7일 열린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 개회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이 지난 7일 열린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2026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제3회 PTS문화예술대전’ 개회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중기중앙회]

임 회장은 “이제 우리가 세계적인 대회를 찾아 해외로만 나가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대한민국을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며 “2027년을 대한민국 문신산업이 제도권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시기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