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천안)=배문숙 기자]“농협주유소는 이윤보다 농민들이 걱정 없이 농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기름을 공급하는 데 의미가 있어요. 가을철부터 벼 등 농산물 건조로 면세유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걱정이 큽니다.”
권연수 천안농협 유류사업단장은 8일 천안 동남구 풍세면 천안농협주유소에서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우려를 표했다. 천안농협주유소는 석유시장감시단이 선정한 올해 ‘착한주유소’에도 선정됐다. 착한주유소는 중동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 정직한 가격을 고수한 사업장을 지칭한다. 이날 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1700원대를 유지했다.
농사꾼이기도 한 권 단장은 “일반 주유소처럼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운영했다면 진작 문을 닫았을 농협주유소가 많다”면서 “수익보다는 농민들이 걱정없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기름을 공급하는 것이 농협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농협주유소는 지난해 정유사 평균보다 낮은 가격으로 석유류를 공급해 농가 영농비를 약 1528억원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전쟁 이후 농협은 면세유 유가보조금 250억원, 농협카드 할인행사 130억원, NH주유소 가격안정 지원 60억원 등 총 440억원을 선제적으로 투입했다. 지난 3~4월 영농철을 앞두고는 면세유 1만6500리터를 공급하는 등 고유가에 따른 농가 부담을 낮추는 데 힘을 보탰다.
지난 2월28일 중동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제품가격(MOPS)는 전년대비 80% 급등했지만 농협은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이를 전가하지 않고 손실을 그대로 부담했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 3월 13일부터 시행한 석유류 최고가격제에서도 농협주유소는 손실보전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때문에 NH-OIL 농협주유소 선도협의회 소속 조합장들은 지난달 29일 농협 유류사업 손실사업 대책마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최고가격제에 따른 농협주유소의 누적 손실이 약 6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정부가 정유사를 중심으로 손실을 보전하고 정유사의 자사상표 주유소에 ℓ당 30원씩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농협 등 알뜰공급사가 지원 대상에서 빠질 경우 동절기 등유 할인과 면세유 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협주유소가 수백억원 손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맞춰 농가의 안정적인 유류를 공급해 농산물 생산기반을 구축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손실액이 커진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국민 식량 주권을 지속적으로 책임지기 위해서는 정유사의 자사 상표 가격지원 대상에 농협 등 알뜰공급사도 포함해야한다는 것이다.
김주양 농협경제지주 농업경제 대표이사는“농협은 유류사업 부문 대규모 적자 발생에도 불구하고 면세유 수요가 집중되는 동절기 농업인의 영농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안정적인 농산물 생산기반 조성으로 국민 식량주권을 책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협의 지속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정부와 정유사에 적극적인 협조와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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