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손보 체질 바꿨지만 운용사 수익은 못 내
장기보장성보험 중심 사업 재편 성과
규제·회수 압박에 손실 매각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시간은 JKL파트너스를 기다려주지 않았다. 운용사(GP)의 ‘시그니처 딜’이었던 롯데손해보험을 결국 투자 원금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매각하게 됐다. 사업구조 개선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투자금 회수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과 펀드 투자금 회수 압박이 맞물리면서 가격 협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최근 JKL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04%를 6933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신한금융은 이르면 연내에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요청한 뒤, 내년 초 승인이 나면 인수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상반기 이전 모든 거래절차가 끝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JKL파트너스와 신한금융지주가 롯데손보 몸값을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오다 합의한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가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JKL파트너스의 투자금 회수에 빨간 불이 들어온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다. 금융위는 롯데손보의 자본적정성이 취약하다는 이유로 경영개선권고 조치를 내렸고, 지난 3월에는 한단계 더 높은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취했다.
롯데손보 자본확충에 필요한 자금도 상당했다. 롯데손보의 올해 6월 말 기본자본비율은 예외모형(경과조치 적용) 기준 (마이너스)-5.38%다. 같은 시점의 요구자본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3000억원 증자만으로 비율이 약 12.4%까지 높아질 수 있다. 규제 기준인 50%에는 못 미치지만 이행기준 준수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다.
JKL파트너스 입장에서 추가 자금 투입은 어려웠다. 기존 블라인드 펀드를 통한 대규모 후속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한 시점이었고, 별도 펀드를 조성한 증자도 쉽지 않았다.
4호 블라인드펀드 만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점도 JKL파트너스의 발목을 잡았다. JKL파트너스는 올해 초 우여곡절 끝에 해당 펀드 만기를 연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8년 6700억원 규모로 조성 이후 이미 8년이 지난 만큼 포트폴리오 기업을 정리하고 LP들에게 투자금을 돌려줘야하는 시점이다. 특히 롯데손보는 펀드 결성액의 30%에 달하는 2000억원이 투입된 핵심 투자처였다.
다른 투자자산 회수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해당 펀드에는 롯데손해보험 외에도 율곡 등이 담겼다. 율곡은 지난 9월 VIG파트너스와 매각을 위한 SPA를 체결했다. 롯데손보 매각이 지연될 경우 펀드 청산 일정에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투자로 약 1000억원 상당의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JKL이 롯데손보 인수와 관리에 투입한 자금은 약 9000억원이다. JKL은 2019년 롯데손보를 인수하며 구주 매입(3743억원)과 유상증자(3500억원)에 약 7300억원을 썼다. 당시 인수금융 2800억원, JKL 프로젝트펀드 1956억원, IMM인베스트먼트 전환우선주 500억원, JKL 블라인드펀드 2000억원 등으로 재원을 마련했다.
이후 리파이낸싱을 거치며 투입 자금이 늘었다. JKL은 2024년 기존 하나증권 중심의 인수금융을 신한은행·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 등으로 재조달하며 4650억원 규모로 키웠다. 추가 대출과 누적 이자비용이 더해지면서 실질 투입액은 9000억원대로 불어났다.
투자금 상환 순서는 인수금융→프로젝트펀드→IMM인베스트먼트→블라인드펀드 순으로, 매각대금을 선순위부터 배분하고 나면 4호 블라인드펀드 손실이 불가피하다. 해당 펀드에 출자한 일부 LP는 이미 투자금을 전액 상각해 장부가를 0원으로 반영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투자성과와는 별개로 포트폴리오 회사 자체로만 놓고보면 롯데손보는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기존의 자동차와 일반보험 위주던 보험 포트폴리오를 수익성이 높은 장기보장성보험 위주로 재편했다. 보험사에 중장기적으로 수익을 안겨다주는 장기보장성보험은 롯데손보 원수보험료의 90%에 육박한다. 고질적인 손실을 야기해온 대체투자 관련 자산도 인수 이후 2조원 이상 정리하는 등 대거 털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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