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평가서 실제 양자컴퓨터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결과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로는 사실상 풀 수 없는 문제를 풀어냈다는 ‘양자 우위’ 발표가 최근 몇 년 새 잇따랐다. 중국과학기술대의 광양자컴퓨터 ‘지우장(Jiuzhang)’도 그 가운데 하나다.
그런데 지우장이 풀어낸 계산을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한 대로 흉내 낸 결과, 표준 평가에서 실제 양자컴퓨터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점수를 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제12권에 영국 에든버러대 톰 도드와 라울 가르시아파트론 연구팀은 일반 컴퓨터로 지우장의 계산 결과를 재현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결과를 발표했다.
빛이 어디로 나오는지 맞히기 대결
지우장이 푸는 문제는 ‘가우시안 보존 샘플링’이다. 광자를 거울과 렌즈가 복잡하게 얽힌 광학 회로에 통과시킨 뒤 144개 출구 가운데 어느 출구로 빛이 나오는지 기록하는 방식이다.
광자가 회로를 통과해 나오는 출구가 늘어날수록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오류가 없는 이상적인 장비라면 기존 컴퓨터로는 계산할 수 없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실제 실험에서는 회로를 지나는 동안 빛이 새어 나가는 등 오류를 피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런 오류 탓에 출구로 나올 수 있는 결과가 단순해지는 만큼, 일반 컴퓨터로도 충분히 흉내 낼 수 있다고 봤다.
빛을 한 번 쏠 때마다 144개 출구 가운데 어느 출구들에서 동시에 빛이 감지되는지에는 일정한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1번 출구에서 빛이 나오면 7번 출구에서도 함께 나오는 식이다.
연구팀은 이런 경향을 두 곳, 세 곳처럼 많아야 다섯 곳에서 동시에 빛이 나오는 경우까지만 계산했다. 여섯 개 이상의 출구에서 동시에 빛이 나오는 경향은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고 생략했다. 실제로 앞선 지우장 실험들에서도 이런 경향은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을 만큼 작았다.
연구팀은 이 방식으로 지우장 실험에서 나올 결과 1000만 개를 엔비디아의 최신 GPU 8대를 단 서버 한 대로 115분 만에 만들어냈다. 계산에 필요한 메모리는 2GB로 앞선 연구의 1000분의 1 수준이었다.
실제 양자컴퓨터보다 ‘정답’에 더 가까워
연구팀은 2021년 지우장 2.0과 2023년 지우장 3.0의 실험 결과를 이 알고리즘의 결과와 비교했다.
양자컴퓨터가 제대로 계산했는지는 실험 결과가 이론적으로 나와야 할 모양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로 확인한다. 연구팀은 같은 방법으로 지우장의 실제 결과와 연구팀 알고리즘의 결과를 각각 채점했다.
그 결과 연구팀의 알고리즘이 지우장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빛이 많이 나오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개선으로 그동안 세계 몇몇 시설에서만 가능했던 일을 누구나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험이 더 복잡해져도 알고리즘이 계산량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 앞으로 더 큰 양자컴퓨터 실험에도 맞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빛이 아니라 큐비트 방식 양자컴퓨터의 일부 계산을 흉내 내는 데도 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속도는 여전히 양자컴퓨터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지우장은 결과 1000만 개를 10초 정도에 뽑아낸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비교는 정답과 얼마나 가까운지를 간접적으로 따지는 것일 뿐 직접 비교하는 실험은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최신 지우장 4.0을 이번 방식으로 흉내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서버를 함께 쓰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논문
DOI : 10.1126/sciadv.aef8431
논문 정보 : Tom Dodd et al. ,A fast and frugal Gaussian boson sampling emulator.Sci. Adv.12,eaef8431(2026).
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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