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이찬진, 국감서 재차 사과…졸속 심사는 부인
개인투자자 손실 6조3130억원…확정손실 2.3조원
이억원 “폐지는 재산권 문제”…자본연 “변동성 확대 우려”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로 개인투자자에게 6조원 넘는 손실이 발생한 데 대해 국회에서 재차 사과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상품 심사가 졸속으로 이뤄졌다는 지적을 부인하고, 투자자의 재산권 문제를 이유로 상품 폐지에도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국정감사에서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으로 인한 개인투자자 손실을 거론하며 금융당국 수장들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에 여러 가지 정책적 필요성이나 도입 취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결과를 초래한 데 굉장히 무거운 마음”이라며 “투자 보호라든지, 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더 세심하고 정교하게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도 “이 사안에 대해 의원님 지적대로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항상 무거운 마음이다. 이 자리에서도 지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한 마음”이라며 “앞으로 투자자 보호 관련된 금융감독기구로서의 역할과 책임에 관해 되새기고, 뼈저리게 돌이켜보는 자리로 새길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이 출시된 지난 5월27일부터 8월14일까지 개인투자자 손실은 6조3130억원으로 집계됐다. 10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거래 자료를 취합한 결과다. 상품을 매도해 확정된 손실은 2조3242억원, 보유 상품의 평가손실은 3조9888억원이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을 거래한 계좌는 약 54만6000개이며, 계좌당 평균 손실액은 1156만원이다.
상품 심사 과정도 쟁점이 됐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평균 상장 소요 기간이 29일로 일반 ETF 평균인 62일보다 짧았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졸속 심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 원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상장 일정을 맞추기 위해 심사를 빨리 진행한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지만, 이날은 “상품을 졸속 심사했다는 부분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심사를 서두르라는 요청을 누구에게 받았는지 묻자 이 원장은 “증권신고 심사기간 15일간 상품구조와 핵심 위험을 엄정하게 심사해 15일 됐을 때 수리했다”고 답했다. 이어 “예비상장심사를 하고 증권신고로 들어오는데 이 사안은 금감원에 곧바로 들어와 빨리 한 측면이 있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품 폐지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상품 폐지를 논의했는지 묻자 이 위원장은 “지금 상품 폐지하는 것은 재산권 문제가 있다”며 “여러 조치를 통해서 안정화돼있는데 계속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주가 등락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기초자산의 일간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기 위해 주가 변동에 맞춰 주식과 선물 보유 규모를 조정하는 리밸런싱 거래가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 상승 시 추가 매수, 하락 시 추가 매도가 이뤄져 주가 변동폭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일종목 ETF는 그 구조적 특성상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추가로 확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변동성 상승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과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봤다.
장 연구위원은 “따라서 향후 AUM 증가 추이와 변동성 국면에서의 리밸런싱 거래 영향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투자자들도 주가 상승 이후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과 종목 쏠림 위험을 감안하여 위험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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