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스타트업이 제작한 범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앱 ‘피클(Pickle)’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챗GPT로 제작.
신생 스타트업이 제작한 범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앱 ‘피클(Pickle)’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챗GPT로 제작.

[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신생 스타트업이 제작한 범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앱 ‘피클(Pickle)’이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국내 AI 에이전트 경쟁은 네이버·카카오를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양사 모두 이렇다고 할 범용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와 신생 스타트업까지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AI 에이전트 앱 피클은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소셜 네트워킹 부문에서 17위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24위에서 이틀 만에 7계단 상승한 수치다.

피클은 한국인 창업자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업무까지 대신 수행하는 생활형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이용자에게 익숙한 네이버·카카오톡·정부24 등과의 서비스 연결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이목이 쏠린다. 피클의 자체 클라우드 브라우저를 통해 외부 웹사이트에 접속하고, 이용자가 연결한 계정을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는 구조다.

세부적으로 이용자는 통신사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하지 않고도 피클에 요금제 변경이나 환불 요청을 맡길 수 있다. 쿠팡·다이소몰 등 쇼핑몰에서 상품을 검색해 주문하거나 결제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식당·병원 예약은 물론 KTX 승차권 예매할 수 있다. 매진된 열차의 취소표를 확인해 이용자에게 알리고, 요청에 따라 예매까지 진행하는 기능도 사용 가능하다. 결제나 예매처럼 중요한 작업은 이용자가 최종 승인하도록 설계됐다.

친구의 AI 에이전트와 대화해 약속을 조율하는 기능도 공개했다. 가령 이용자가 친구와 저녁 약속을 잡아달라고 요청하면, 서로의 피클이 대화하며 양측의 가능한 시간을 확인하고 만날 장소를 정하는 식이다. 이용자는 AI 에이전트끼리 주고받은 대화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 앱 ‘피클’ 소개 이미지 [피클 제공]
AI 에이전트 앱 ‘피클’ 소개 이미지 [피클 제공]

이 같은 생활형 AI 에이전트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메타의 개인 AI 에이전트 ‘뮤즈(Muse)’ 흥행이 있다. 메타는 지난달 이용자 대신 이메일을 발송하고, 쇼핑과 여행 예약 등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서비스인 뮤즈를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뮤즈는 출시 약 40일 만에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1090만건을 기록했다.

국내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으나,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한 우회 접속 방법까지 온라인에서 공유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업계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렇다고 할 범용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내놓지 못한 사이, 글로벌 빅테크와 신생 스타트업이 시장 선점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기존 검색·메신저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접목하는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네이버는 AI 검색 서비스 ‘AI탭’을 비롯해 쇼핑 AI 에이전트, 네이버지도 ‘플레이스 에이전트’ 등을 선보인 것이 대표적이다.

카카오는 지난 13일 공개한 ‘카나나 스페이스’를 통해 카카오톡을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12월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시작하고, 내년 상반기 다양한 AI 에이전트를 연결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업계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개별 서비스에 특화된 기능을 넘어, 여러 플랫폼을 넘나들며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범용 AI 에이전트’ 중심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피클처럼 외부 AI 에이전트가 네이버·카카오 등의 서비스를 이용자 대신 사용하는 구조가 확산할 시, 국내 플랫폼 기업과 이용자와의 접점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cham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