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금 상위 10곳, 고용률 1.55% 넘어 사전예고도 제외
공표 기업 99%는 의무고용 100명 이하…“규모·고용 노력 반영해야”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기업 20곳 가운데 지난해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에 오른 곳은 1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0곳은 장애인 고용률이 공표 기준인 1.55%를 넘어 사전예고 대상에서도 빠졌다.
고용률만으로 공표 여부를 판단하다 보니 수백명을 덜 고용한 대기업이 공개 대상에서 벗어나는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장애인 고용부담금 상위 20개 기업 중 지난해 12월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에 포함된 기업은 아시아나항공 1곳이었다.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명단공표는 장애인 고용 실적이 현저히 저조한 기관과 기업의 이름을 공개하는 제도다. 부담금 납부로 고용의무를 대신하려는 관행에 사회적 책임을 묻기 위해 2008년 도입됐다.
민간기업은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이면서 장애인 고용률이 1.55% 미만이면 공표 대상이 된다. 민간 의무고용률인 3.1%의 절반이다. 공공부문은 의무고용률인 3.8%에 미달하면 대상이 되는 것과 차이가 있다.
부담금 상위 20개 기업 가운데 10곳은 고용률이 1.55%를 넘어 사전예고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현행 기준에서는 기업 규모가 커 장애인 의무고용 미달 인원이 수백명에 달하더라도 고용률이 1.55% 이상이면 공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명단에 오른 민간기업 284곳 가운데 아시아나항공과 코스트코코리아를 제외한 282곳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이 100명 이하였다. 전체의 99.3%다.
공표된 284곳의 장애인 고용 미달 인원은 총 4343명이었다. 사전예고 대상에서 빠진 부담금 상위 10곳의 미달 인원은 이 합계의 약 84%에 해당했다. 대기업 10곳의 고용 부족 규모가 공표 기업 전체에 육박하지만, 고용률 기준을 넘겼다는 이유로 명단공표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셈이다.
기업 규모와 고용 개선 노력 등을 기준에 반영해야 한다는 제언은 앞서 공단 내부 연구에서도 나왔다. 공단 산하 고용개발원은 2023년 연구에서 기업 규모가 클수록 공표율이 낮아지는 점을 확인했다. 대기업이 매년 고용률 1.55%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으로 공표를 피한다면 기준율을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근 몇 년간 고용률이 꾸준히 오른 기업은 공표에서 제외하는 등 실제 고용 노력을 반영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1월 시행된 개정 운영규정에서도 민간기업 공표 기준은 의무고용률의 50%로 유지됐다. 3년 연속 공표되거나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기업을 별도로 구분해 공개하는 규정은 신설됐지만, 고용을 꾸준히 늘린 기업의 노력을 인정하는 요건은 담기지 않았다.
이 의원은 “명단공표는 기업의 이름을 공개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묻는 제도인데, 정작 책임이 가장 큰 대기업은 빠지고 여력이 작은 기업들만 이름이 오르고 있다”며 “의무고용인원 규모에 따라 공표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고용을 꾸준히 늘린 기업의 노력은 인정하는 방향으로 기준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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