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 점검서 확인한 인권침해는 체불 의심·금전거래 피해
개별·분리 면담 의무 없어…박정 “조기 발견 중심으로 개편해야”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장애인 표준사업장에서 여성 근로자에 대한 성폭력 피해가 이어지는 동안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다섯 차례 점검에서 모두 인권관리 ‘적합’ 판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근로자 개별 면담이 필수가 아니고 사업주와 분리된 면담도 보장되지 않아, 반복된 점검이 인권침해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정 의원이 한국장애인고용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천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지에이치팩토리에서 지난해부터 장애인 여성 근로자가 업체 임원에게 수차례 성폭력을 당하고 출산까지 했지만 공단 점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공단은 피해가 시작된 이후 언론보도 전까지 해당 사업장을 다섯 차례 점검했다. 그러나 현장·서면 점검 모두 ‘장애인 인권 관리’ 항목을 적합으로 판단했다. 사건은 언론보도를 통해 처음 알려졌고, 공단은 이후 노동지청과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표준사업장 인증을 취소했다.
최근 5년간 공단이 파악한 장애인 표준사업장 인권침해 사례는 총 7건이다. 이 가운데 공단 점검으로 처음 확인한 사례는 임금체불 의심 4건과 근로자 간 금전거래 후 미상환에 따른 피해 1건이었다. 폭언·모욕 사건 1건은 민원으로, 지에이치팩토리 성폭력 사건은 언론보도로 인지했다.
점검으로 확인한 임금체불 의심 사업장 4곳은 모두 인증이 취소됐다. 근로자 간 금전거래 피해와 폭언·모욕이 확인된 사업장은 재발방지대책 수립과 직원 교육 등의 시정조치를 받고 인증을 유지했다.
현행 점검체계에서는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개별 면담이나 별도의 인권침해 확인 절차가 의무가 아니다. 공단 직원이 면담을 진행하려 해도 사업주의 협조가 필요하고, 사업주와 분리된 면담 역시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의원실 설명이다. 피해 근로자가 사업주의 영향에서 벗어나 피해 사실을 알릴 수 있도록 점검 절차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의원은 “현장점검을 반복하고도 인권침해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현재의 점검 방식이 실제 장애인 근로자의 인권을 확인하는 데 충분한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며 “문제가 드러난 뒤 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개별·분리 면담 등 인권침해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표준사업장 사후관리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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