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 검찰이 맡던 사건 90일간 수사 가능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공소청(구 검찰)이 이병기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방공소청 범죄수익환수부(구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소정수)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이 전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공소청은 기존 검찰 수사 사건에 관해 출범 이후 90일간 한시적으로 수사를 할 수 있고, 이 기간 내 종결하지 못하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관 수사기관에 이송해야 한다. 수사팀은 이 사건 수사를 90일의 유예기간 내에 마무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전 비서관은 노태우 정부 시절 의전비서관을 지냈으며 박근혜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일했다. 이 전 비서관은 최석립 전 경호실장과 정해창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함께 이른바 ‘김옥숙(노 전 대통령 배우자) 메모’에 이름이 적힌 인물이다.
공소청은 동아시아문화센터 관계자와 비자금 관련 차명 의심 계좌 명의인인 전직 비서관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기도 했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주중한국대사가 이사장으로 있었던 재단법인이다. 공소청은 김 여사가 동아시아문화센터와 노태우센터에 기부한 총 152억원 출처를 따지고 있다.
공소청은 지난달 노 전 대통령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하기도 했다. 출석 일정을 조율 중으로,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전 대통령 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혼소송이 발단이 됐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024년 5월 선고에서 ‘6공 비자금 300억원의 SK 유입’을 인정했다. 노 관장의 모친이자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 여사가 가지고 있던 메모와 약속어음을 근거로 봤다.
당시 항소심 과정을 통해 노 관장 측이 노 전 대통령 일가가 SK 성장에 도움을 줬다며 김 여사가 보관하던 ‘선경 300억’이라고 적힌 메모와 선경건설(현 SK에코플랜트) 명의 약속어음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알려졌다.
5·18기념재단은 2024년 10월 노 관장 측이 비자금 내역에 관한 메모를 법원에 제출해 숨겨온 부정축재 은닉재산 실체를 스스로 인정했다며 조세법처벌법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김 여사와 노 대사, 노 관장 등을 대검찰청(현 공소청)에 고발했다.
구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는 2024년 11월 5·18기념재단 관계자를 고발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후 고발장 접수 2년여만인 지난 8월 김 여사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과 동아시아문화센터, 노태우센터, 차명계좌 제공 의혹을 받는 전직 비서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한편 박철우 서울중앙지방공소청장은 지난 19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수사 진행 상황과 독립몰수제와 관련해 “피고인이 사망했기 때문에 유죄 판결을 받을 수는 없지만 그것(새로운 수수 사실)을 입증해서 몰수할 수 있겠다는 그 가능성을 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중대범죄수사청이나 다른 수사기관에 넘기지 않고 서울공소청에서 노태우 비자금 사건을 맡겠다고 한 데에는 청장님의 의지가 작용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하자 박 청장은 “꼭 제 의지라기보다는 검사들이 각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한 질의에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bel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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