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징역 13년 선고…대법원에서 원심 확정
“누구보다 안전하게 보호·양육할 책임 있었다”
“아무런 저항 능력이 없어…생후 42일에 불과”
“죄책이 매우 무겁고 사회적 비난가능성 크다”
[헤럴드경제=양근혁 기자] 생후 42일 된 아들이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머리를 강하게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 친부에게 징역 13년이 확정됐다.
25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살해, 시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3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아동학대살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9월 10일 오후 10시께 대구광역시 소재 자택에서 생후 42일 된 아들이 잠을 자지 않고 칭얼댄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강하게 때려 숨지게 한 혐의(아동학대살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들은 외상성 뇌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사망한 아들의 시신을 인근 밭에 묻어 유기한 혐의(시체유기)도 받는다.
1심은 올해 3월 A씨에게 징역 13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를 때릴 당시 적어도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 또는 위험을 인식하거나 예견했으면서도 그와 같은 행동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살해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또한 “피고인은 피해자의 친부로서 누구보다도 피해자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저항 능력이 없고 생후 42일에 불과한 피해자가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머리 뒤통수를 강하게 가격해 사망하게 했다”며 “죄책이 매우 무겁고 사회적 비난가능성도 크다”고 질타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폭행 이후 아들이 의식을 잃고 호흡에 이상을 보이는 등 위급한 상황에 놓였는데도 119에 신고하지 않았고,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아들의 시신을 수건과 방수패드, 비닐 등으로 감싼 뒤 마대자루에 넣어 차량에 실었다. 이후 시신을 유기할 장소를 물색하다가 이튿날 새벽 공사 현장에서 삽을 가져와 인근 밭에 구덩이를 파고 시신을 묻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범행 이전부터 아들을 학대해 온 정황도 드러났다. A씨의 아내이자 피해 아동의 친모인 B씨가 지난해 9월 자신의 친구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A씨가 집에 설치된 홈캠을 돌려놓거나 카메라가 없는 곳에서 아들을 때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B씨는 당시 친구에게 아들의 뺨과 옆구리에 멍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A씨가 예방접종을 위해 병원에 방문했다가 학대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멍 크림을 발라달라’고 했다는 취지의 메시지도 보냈다고 한다.
A씨는 재판에서 아들의 머리를 강하게 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범행 이전에 아들을 학대한 사실도 없다며 아동학대살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도 지난 7월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2심 재판부는 “원심의 증거가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사실인정에 이르는 논증이 논리와 경험법칙에 어긋나는 등으로 그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y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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