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올해 5월 고시 개정으로 ‘니코틴 2% 초과 액상 영업허가’ 조건 삭제
안호영 “니코틴 같은 화학물질은 기후부가 농도까지 관리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살인에도 이용된 적이 있는 고농도 니코틴 액상이 별도 관리 기준 없이 판매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화학물질 주무부처인 기후부가 니코틴 농도 관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국감 현장에서 보좌진이 실제 전자담배 판매점에서 구매한 5% 니코틴 액상 두 병을 제시하며, “이 30mL 한 병에 성인 치사량의 25배가 들어 있다”고 위험성을 설명했다.
성인 치사량으로 알려진 니코틴 60mg은 5% 액상 1.2mL에 해당한다.
해당 판매점은 순도 99%의 니코틴 원액도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안내문에는 원액이 ‘살인 또는 자살’에 쓰일 수 있다는 경고까지 적혀 있었다.
실제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수도권에서 확인한 니코틴 중독 사망은 71건에 이르고, 2016년과 2017년에는 니코틴 원액을 이용한 살인 사건이 잇따라 일어났다.
2015년 환경부는 소비자가 고농도 니코틴에 노출될 경우 피해가 우려된다며, 니코틴 함량 2%를 넘는 전자담배 액상을 담배용으로 판매하려면 화학물질관리법상 영업허가를 받도록 했다.
당시 환경부는 2% 초과 혼합물의 담배용 유통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그러나 올해 5월 고시 개정으로 이 2% 조건이 삭제됐다. 담배사업법으로 관리되고 있어 중복규제라는 이유였다.
안 의원실이 받은 자료에 따르면, 담배사업법을 맡은 재정경제부와 담배 유해성 관리를 맡은 보건복지부 모두 니코틴 농도 기준을 두고 있지 않으며, 도입 검토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은 “겹칠 기준이 없는데 중복규제라는 이유로 기준을 없앤 셈”이라며 “담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니코틴이 화학물질이 아닌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니코틴은 기후부가 지정한 유해화학물질이고, 올해 5월까지 관리해 왔다”며 “담배든 아니든 니코틴 같은 화학물질은 화학물질관리법 주무부처인 기후부가 농도까지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성환 장관은 “부처 간 책임 때문에 사각지대가 생겨 국민 건강에 위험이 생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기후부가 해야 할 부분은 책임지고 하겠다”고 답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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