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스토킹 신고에도 불송치

경찰, 계획범죄·신상공개 여부 검토

스토킹 연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스토킹 연출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과거 스토킹 신고를 했던 전 연인을 살해한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남성은 범행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발적으로 벌어진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전경찰청은 이날 살인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4일 낮 대전 중구에 있는 40대 여성 B씨의 자택에서 B씨를 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휴대전화 유심칩을 제거한 뒤 택시를 이용해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했다. 이후 강원 강릉으로 이동했다가 25일 오전 7시 40분께 한 숙박업소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다만 경찰은 A씨가 항공권을 발권한 사실은 없으며, 밀항을 시도한 정황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B씨와 말다툼을 벌이던 중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통해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살인 외에 다른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지도 검토 중이다.

조사 과정에서는 피해 여성이 과거 A씨를 스토킹 혐의로 신고했던 사실도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10월 10일 당시 교제하던 A씨에게 이별을 요구한 뒤 짧은 기간 수십 차례 부재중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경찰은 A씨에게 접근 및 전화·문자 연락을 제한하는 긴급응급조치 1·2호를 내렸다. B씨에게는 신변 보호를 위한 스마트워치도 지급했다.

그러나 20여일 뒤 B씨는 A씨와 화해했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마트워치도 조기에 반납하면서 경찰의 피해자 모니터링이 종료됐다.

경찰은 A씨의 행위가 지속적·반복적인 스토킹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같은 해 11월 사건을 불송치했다.

두 사람 사이에서는 이후에도 신고가 접수됐다. 지난해 12월 27일 다툼 과정에서 112 신고가 이뤄졌지만, 당시 두 사람은 출동한 경찰관에게 “사소한 말다툼 중 112 신고가 눌렸다.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판단해 현장에서 사건을 종결했다. 이후 B씨의 과거 스토킹 신고 이력을 확인하고 해당 사건을 교제폭력으로 재분류했다.

경찰은 이후 피해자 모니터링을 시도했지만 B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지원 방법 등을 안내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가해자 위험도를 3단계로 분류하고 고위험군에 대해 7일 이내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는 체계는 올해 도입된 만큼, 당시 사건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은 오는 27일 B씨에 대한 부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A씨의 신상정보 공개 요건 충족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


wo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