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8개 전쟁 해결했는데 노벨상 못 받아”
노르웨이 향해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아”
외무장관 “분노 대상 잘못됐다” 정면 반박
“노벨위원회는 독립 기구, 외교관계 유지”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도 노벨평화상 수상에 실패한 데 대한 불만을 드러내며 노르웨이를 향해 “쓰레기 같은 나라”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노르웨이 정부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노벨위원회가 독립적인 기구라는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스펜 바르트 에이데 노르웨이 외무장관은 이날 자국 NR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데 따른 분노를 잘못된 대상에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데 장관은 ”현재 선거운동이 한창인 트럼프 대통령이 소속 정당의 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아 말이 많아진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위원회가 독립적인 기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노벨평화상 수상자 선정에 노르웨이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시간주 포트휴런에서 열린 주말 선거 유세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나는 8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앞으로 2개가 더 있을 것”이라며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았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노르웨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솔직히 노르웨이는 형편없는 나라로, 실제로 쓰레기 같은 나라(shit house country)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르웨이와 어떤 관계도 맺고 싶지 않다“며 노르웨이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 문제까지 거론하며 노르웨이를 겨냥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에서 고물가 항의 시위 도중 발생한 소요 사태의 원인을 이민 문제로 돌리면서 일부 국가 출신 이민자는 환영할 수 있지만 노르웨이 출신 이민자는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내가 노벨상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노르웨이를 향해 불만을 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이달 초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판사이자 인권변호사인 나비 필라이를 선정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정이 ”노르웨이라는 국가에 지울 수 없는 오점“이라고 비난했다.
지난해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 수상이 불발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당시 노벨평화상은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게 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상자 발표 이후에도 자신이 여러 전쟁을 끝냈다는 점을 강조하며 수상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상자 발표 몇 달 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에게 직접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당신의 나라가 8개 이상의 전쟁을 끝낸 나에게 노벨평화상을 주지 않기로 결정한 만큼, 나는 더 이상 오로지 평화만을 생각해야 할 의무를 느끼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벨평화상은 다른 노벨상과 달리 노르웨이에서 수상자를 선정한다. 물리학상과 화학상, 생리의학상 등은 스웨덴의 관련 기관이 수상자를 결정하지만 노벨평화상은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선정과 시상을 맡는다.
다만 노벨위원회는 노르웨이 정부와 별개로 운영되는 독립적인 기구다.
노르웨이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원색적인 비난에도 미국과의 외교관계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에이데 장관은 ”우리는 미국과 오랫동안 이어 온 관계를 매우 소중하게 여기며, 노르웨이의 외교정책은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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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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