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공포…‘노동안전 종합대책’ 주요 과제 법제화
영업정지 3회 처분 시 등록 말소 또는 취소 요청 가능해져
노동부, 향후 하위법령 정비 등 세부 기준 마련해 현장 안착 지원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다수·반복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영업이익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법이 내년 4월말부터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한 이 같은 내용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27일 공포해 6개월 뒤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법에 따르면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위반해 1년간 3명 이상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사망하면 3년 평균 영업이익의 5%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3년 평균 영업이익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영업이익의 5%가 30억원에 못 미치는 경우에는 30억원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과징금은 과징금심의위원회가 위반 행위의 횟수와 정도, 기업 규모, 사망자 수, 산업재해 예방 및 재발 방지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한다. 징수한 과징금은 산업재해 예방에 활용하도록 산재보험기금에 귀속된다. 노동부는 과징금 부과 절차와 징수 시기, 심의위원회 설치·운영 방안 등을 하위법령에 구체화할 계획이다.
노동자의 작업중지권도 확대된다. 노동자와 노동자대표,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은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하청 노동자도 원청에 직접 작업중지를 요구할 수 있다. 노동자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할 수 있는 요건 역시 기존의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서 ‘급박한 위험이 우려되는 경우’까지 확대된다.
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명령 권한도 강화된다. 기존에는 붕괴·화재·폭발·유해물질 누출 등으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등에 작업중지를 명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중대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작업중지를 명령할 수 있다. 노동자가 사고로 부상해 의식불명 상태이거나 생사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도 작업중지 명령이 가능해진다.
안전난간 설치 등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사업주에게는 작업중단 의무가 신설된다. 시정조치를 이행하지 않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시정이 완료될 때까지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사망사고 반복 시 사업 등록 말소나 취소를 요청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된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조치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 사망하는 등의 산업재해가 발생해 법 시행일부터 3년간 영업정지 처분을 2회 이상 받았고 다시 영업정지 요청 대상이 된 경우에는 노동부 장관이 관계 행정기관에 사업의 등록 말소 또는 취소를 요청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산업안전보건법령 위반 신고 포상금 제도가 신설된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계상 의무는 기존 건설공사 발주자에서 도급인과 타업종까지 확대된다. 건설공사 기간 연장을 요청할 수 있는 사유에 폭염과 한파가 명문화된다. 압력용기 등 안전인증 대상 기계·기구는 연구·개발 목적의 제조·수입이나 수출 목적의 제조뿐 아니라 수출 목적으로 수입하는 경우에도 인증 면제가 가능해진다.
산업안전 정책을 총괄할 ‘안전한일터위원회’는 내년 1월 설치·운영된다. 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노사 대표와 관계부처 차관급 공무원,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등 20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산업안전·보건 관련 주요 정책과 기본계획 수립·이행 점검, 제도 평가·개선 등을 심의·조정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노사가 힘을 모아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현장의 위험을 사전에 찾아내 즉시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는 새로운 제도가 안전한 일터 구축을 위한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위법령과 집행체계 정비 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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