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납의혹 2심 무죄에 핵심정책 박차
시의회 과반수 민주당과 협치 과제
주택·교통 등 민생은 대화 가능성↑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특검에 의해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23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1심의 당선무효형을 뒤집고 무죄 판결을 받음으로써, 시정의 연속성을 확보함은 물론 ‘한강버스’ ‘야간경제’ 등 민선 9기 핵심 정책도 탄력을 받게 됐다.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입지도 다지게 됐다.
27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의 민선 9기 주요 정책들은 추진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지난해 9월 개통해 이달 7일 기준 누적 이용객이 70만명을 넘어선 한강버스 ▷민선 9기 취임 이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운 ‘야간경제 활성화’ ▷‘약자와의 동행’ 등 ‘삶의 질’ 중시 정책 등이 힘을 얻을 것을 보인다. 호준석 서울시 대변인은 2심 판결 후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는 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삶의질 특별시’, ‘외로움 없는 서울’, 약자와의 동행, 청년지원 등 오세훈 시장의 민선9기 중점 정책들을 더욱 힘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법원 판단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선고 이후 오 시장의 행보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1심 이후 이어진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내고 내년도 예산안과 핵심 사업 추진에 집중할 여건이 마련될 수 있다. 다만 당장 다음 달부터 시작되는 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와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첫 시험대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와 협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강버스, 주택공급, 도시개발 등 주요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오 시장이 내세운 86조 1000억 원 규모의 ‘G3 서울플랜’은 시비 53조7000억 원 외에 국비와 민간 투자 등 32조4000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 연말까지 100대 핵심과제별 실행계획을 확정하는 것도 과제다. 결국 정부·여당·시의회의 한 축인 민주당과 협치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서울시의회는 오 시장에게 큰 관문이 될 전망이다. 시장직 상실 가능성이라는 불확실성은 크게 줄었지만, 민선 9기 핵심 정책을 실제 사업으로 옮기려면 예산과 조례 심의권을 쥔 시의회 협조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서울시의회 의석 118석 중 80석이 더불어민주당 의석이어서 3분의 2 이상(68%)을 차지한다. 오세훈 시장이 속한 국민의힘은 38석이다. 서울시의회는 다음달 2일부터 12월 23일까지 52일간 제340회 정례회를 개최한다. 이 기간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에 이어 민선 9기 첫 본예산인 내년 서울시 예산안을 심의한다.
오 시장이 2심 무죄로 확보한 시정 추진력을 실제 정책과 예산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미 민선 9기 초반부터 시와 시의회 간의 긴장 관계는 표면화한 상태다. 오 시장이 임기 시작 후 첫 정책으로 내놓은 ‘청년 AI 성장권 지원 사업’ 예산 56억2500만원은 지난 추가경정예산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청년 50만명에게 생성형 AI 이용권을 지원하는 사업이지만, 민주당이 주도하는 시의회는 지원 범위와 대상자 선정 방식, 서비스 방식 등 구체적인 사업 설계가 충분하지 않다며 상임위 단계에서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한강버스 사업도 다시 서울시의회 심사대에 오른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리베이트 의혹 등을 놓고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사업 자체의 필요성에는 민주당 일각에서도 일부 공감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있어 향후 운영 지원 예산의 규모와 적정성을 놓고 서울시가 서울시의회의 협조를 얼마나 끌어낼지 주목된다.
다만, 주택공급과 교통, 복지·안전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는 정책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적지 않은 만큼 민생 경제 관련 정책에서는 협치 공간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병국 기자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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