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미국 나스닥에 삼성그룹 전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사상 처음 등장했다.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테마형 상품에 국내 기업이 편입된 것을 제외하고, 특정 기업 집단 전체를 아우르는 ETF가 미국 증시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글로벌 AI 생태계와 첨단 산업 공급망에서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삼성그룹의 위상이 한층 높아졌음을 방증한다. 특히 최근 주가 조정으로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향후 해당 ETF의 성과에도 이목이 쏠린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자산운용사 xETFs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삼성그룹의 핵심 밸류체인과 사업 전반에 투자하는 액티브 ETF인 ‘삼성그룹 ETF(xETFs Samsung Group ETF, SMNG)’를 상장했다. 이 상품은 삼성그룹이 영위하는 기술, 금융, 소비 및 서비스, 산업재, 생명과학 등 5대 핵심 분야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다. 세부적으로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각각 20% 비중으로 담고, 삼성SDI를 7.5% 편입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ETF 상장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종목인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조정을 겪으며 이른바 저평가 구간에 놓여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6월18일 종가기준 최고점인 36만2500원을 기록한 이후, 메모리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자사주 매입 종료 등이 맞물리며 전날 21만3500원까지 41.10%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주가 흐름과 달리 이익 창출력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782.5% 급등한 107조4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향후 성장성도 기대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생산 예정 물량의 80%를 이미 장기공급계약으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20% 물량을 두고서도 하이퍼스케일러들 간 공급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각각 367조원, 555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최근의 주가 조정은 본질적인 이익 창출력 훼손이 아닌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밸류에이션 조정과 투자심리 위축에 기인한 것으로, 내년 이익 성장의 방향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ETF 내 또 다른 핵심 축인 삼성전기와 삼성SDI 역시 잠재력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패키지 기판 시장에서 빠르게 위상을 넓히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는 향후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주요 협력사로 삼성전기를 포함했다. 이는 기존 일본 이비덴(Ibiden)과 대만 유니마이크론(Unimicron) 중심이었던 AI 가속기용 FCBGA 공급망에서 삼성전기의 역할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삼성전기 주가는 지난 6월19일 기록한 전고점 227만원 대비 전날 111만8000원으로 50.75% 급락한 상태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FCBGA의 대면적화·고다층화로 부품 실장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상황에서 글로벌 최상위 고객사의 공급망에 진입한 것은 기술력과 양산 안정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향후 세종 및 부산 사업장의 신규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엔비디아향 공급 비중이 늘어날 경우 외형 성장은 물론 제품 믹스와 수익성 측면에서도 한 단계 레벨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SDI 또한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수요 위축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로 돌파하고 있다. 주가는 지난 4월29일 전고점(71만2000원) 대비 전날 48만3500원으로 32.09% 조정받았으나, ESS를 앞세운 중장기 성장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평가다.
해외 ETF 시장에서 이들 기업의 편입 비중도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AI로 투자 자금이 집중, ‘AI 병목 구간’을 공략하는 테마형 ETF 출시가 급물살을 타며, 한국 부품·반도체 기업들의 ETF 편입 사례도 늘고 있다.
xETFs는 이번 삼성그룹 ETF 출시에 앞서 지난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xETFs AI 보틀넥 ETF(Xetfs Ai Bottlenecks ETF, NECK)’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종목은 SK하이닉스를 9.95%로 가장 많이 담았고, 루멘텀 홀딩스(8.28%)에 이어 삼성전자(7.95%), 코히런트(7.37%), 마이크론 테크놀로지(7.35%) 순으로 핵심 종목을 편입했다.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테마형 ETF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나스닥에 상장된 ‘라운드힐 MLCC & 전자부품 ETF(Roundhill MLCC & Electronic Components ETF, CCML)’와 아멕스(AMEX)에 상장된 ‘테마 MLCC & 파워세미 ETF(Tema MLCC & PowerSemi ETF, PSOX)’는 삼성전기를 각각 18.11%, 9.66%의 높은 비중으로 편입하고 있다.
한수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4월 초 출시된 라운드힐 메모리 ETF(DRAM)의 흥행 이후 AI 밸류체인이 세분화되고 있고, 미국 내 테마형 ETF 출시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테마 ETF 편입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jiyun@heraldcorp.com
![“우리 애가 전화를 안 받아요” 죄책감에 무너진 어머니…‘들어주는 통화’ 50년째 그들을 살린다 [온기]](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6/news-p.v1.20261022.2a91e9603cf24aa9a96e207c11b4c0a2_T1.jpg?type=h&h=240)
![‘보수텃밭’도 요동…트럼프 31% 최악 지지율 상·하원 뒤집힐까 [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6/rcv.YNA.20261020.PAP20261020138701009_T1.jpg?type=h&h=240)
![대기업 다닌다고 5억 더 받는 ‘사내대출’ 정부도 못 건드리는 ‘무적’일까 [Deep Spot]](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10/25/rcv.YNA.20260630.PYH2026063010730006100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