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종합감사서 지뢰 도발 대응 놓고 설전

정청래 비자 보류 충돌…與 “美 서한” vs 野 “반미”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통일부 종합감사장에 북한 지뢰 모형이 등장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모형을 정동영 통일부 장관 앞에 놓겠다고 하자, 정 장관은 “사양하겠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27일 질의에서 북한 지뢰 모형을 꺼내 들고 “경각심 차원에서 북한의 지뢰를 한 발 가져와 봤다”며 “허락해주신다면 정동영 장관님 앞에 좀 놔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헛웃음을 지으며 “그건 안전합니까? 사양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국정감사가 진지한 국정에 대한 토론의 장이지”라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박 의원은 곧바로 반격했다. 그는 “안전성이 확보된 모형”이라며 “이런 지뢰를 앞에 가져오는 것조차 사양하시는 분께서 어떻게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해 ‘공격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방어용’이라는 말씀을 하시느냐”고 꼬집었다.

지뢰 폭발 사건을 어떻게 규정할지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이번 사건을 “불의의 사고”라고 표현한 반면, 강경화 주미한국대사는 “불의의 사고는 아니다”라고 답한 점을 짚으며 정 장관의 입장을 거듭 물었다.

그러자 정청래 의원이 끼어들었다. 정 의원은 “챗GPT에 불의의 사고 뜻을 물었더니 예상하거나 생각하지 못한 사고, 즉 뜻밖에 갑자기 일어난 사고라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며 “한 의원도 참고하세요. 챗GPT보다 똑똑하지는 않을 거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정 의원 본인의 비자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정 의원은 미국 비자 발급이 보류돼 미주반 국감에 합류하지 못했다.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한미동맹 관계에서 국회의원이 공무 출장을 갈 때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다 비자를 발급했다”며 “상식에 어긋나는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미 행정부가 국감을 방해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외교관 출신인 같은 당 홍기원 의원도 “한미 간 우호 정세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며 조현 외교부 장관 명의로 미국 측에 서한을 보내라고 요구했다. 송석준 외통위원장에게도 “외통위원 전원 이름으로 재발 방지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자”고 제안했다.

송 위원장은 “우방국인 미국이 이렇게 한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같이 분노에 동참하자는 건 적절치 않다”며 “외통위원들이나 정부도 근본적으로 자성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박충권 의원은 더 세게 나갔다. 그는 “정동영 장관이 군사기밀을 누설하고, 이종석 국정원장처럼 이력이 의심스러운 분을 정보기관장에 앉히니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니냐”며 “한미동맹이 파탄 났는데 미국에 항의하고 미국인들 쫓아내라고요? 다 같이 반미하자고요?”라고 쏘아붙였다.


rimsclub@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