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지난해 정계를 떠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정치자금 부정 지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측근들의 변호인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홍 전 시장은 27일 오전 10시 30분쯤 대구지법에서 열린 선거용역업체 사장 박모 씨와 선거캠프 회계책임자 김모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변호인으로 참석했다.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서 탈락한 뒤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지 약 1년 6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심사는 오전 10시 45분부터 낮 12시 28분까지 약 1시간 40분간 진행됐다.
홍 전 시장은 경찰이 ‘가공 거래’로 판단한 선거캠프 지출 내역에 대해 실제 거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심사 직후 취재진에게도 “경찰이 가공 거래로 적시한 5∼6가지가 전부 실제 거래”라며 거래 내역서와 국회 정책자료집 등 관련 증거를 재판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이번 영장 청구가 선거 자원봉사자들의 카카오톡 대화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한 결과라며 “수사가 허술하고 미진하다”, “우리 직원들 사건을 만들어 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 은퇴한 사람까지 입건해서 기소해본들 아무 효능이 없다”며 자신의 아들이 수사 대상에 오른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명태균 씨와 관련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도 홍 전 시장은 “명태균은 얼굴 한 번 본 게 전부”라며 대선 경선 당시 명 씨가 자신의 선거팀에 합류하려 했지만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면 직접 소환하면 될 일이라며, 측근들이 구속되더라도 변론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영장실질심사에 앞서 직접 변론에 나선 이유에 대해 “내 직원이잖아. 내 직원이었던 사람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씨와 김씨는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 홍 전 시장 선거캠프의 정치자금 수천만원을 부정하게 지출하고, 허위 증빙서류 등을 활용해 작성한 회계보고서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홍 전 시장 아들 친구인 최모 씨의 후배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에 홍 전 시장 관련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으로 시민단체에 고발된 홍 전 시장과 박씨 등 4명을 수사하다가 지난해 7월 사건을 특검에 넘겼다. 이후 올해 3월 사건을 다시 넘겨받아 피의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 등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초 고발 사건과 별개의 범죄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은 이날 영장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후속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홍 전 시장 등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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