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 주장과 여론전”
장형진 영풍 고문 환경오염 의혹 재수사
김병주 MBK 회장 홈플러스 사태 책임론
“기업가치 훼손 우려 커져”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고려아연이 최윤범 회장의 투자 관련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는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영풍을 향해 자신들이 직면한 법적·경영적 책임부터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장형진 영풍 고문의 환경오염 의혹 재수사와 김병주 MBK 회장의 홈플러스 사태 책임론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선 것이다.
고려아연은 3일 입장문을 내고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자신들이 직면한 중대한 논란과 책임 문제는 외면한 채 고려아연에 대해 또다시 일방적인 주장과 자극적인 표현을 앞세워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입장문은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펀드 투자와 최 회장 개인의 투자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MBK·영풍은 최 회장과 일가가 먼저 투자한 비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 4곳에 고려아연이 출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가 총 790억원을 후속 투자했다고 주장했다. 또 최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지창배 대표 관련 회사에 고려아연 자금이 투입된 뒤 펀드 투자금으로 이를 상환한 거래가 세 차례, 총 363억5000만원 규모로 이뤄졌다며 최 회장의 직접 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서로 다른 법적 주체가 진행한 투자 거래를 MBK·영풍이 자의적으로 연결해 의혹을 확대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미 거래의 구조와 성격을 설명했음에도 새로운 객관적 근거 없이 유사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일에도 펀드 출자와 개별 투자 거래의 책임을 구분해야 한다며 반박한 바 있다. 투자 대상 선정과 자금 집행은 원칙적으로 펀드 운용사의 판단 영역이며, 최 회장의 지분 평가가치와 실제 실현한 투자 수익도 구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이번에는 상대방이 직면한 현안에 대한 책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우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을 거론했다. 경찰이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한 상황에서 영풍이 다른 기업의 경영활동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은 지난 2일 석포제련소의 낙동강 중금속 오염 의혹과 관련해 장 고문을 고발한 주민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해 경찰이 사건을 각하했지만, 지난 8월 서울경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재수사를 결정하면서 다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진정으로 기업의 책임과 지배구조를 강조한다면 다른 기업을 향한 의혹 제기에 몰두하기보다 자신들을 둘러싼 환경 문제와 관련 수사에 성실히 임하고 책임 있는 설명부터 내놓아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MBK에 대해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경영 책임을 문제 삼았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과정에서 노동자와 납품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MBK 경영진이 이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보다 고려아연의 투자 적정성을 문제 삼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병주 MBK 회장의 국정감사 불출석 문제도 지적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7일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으며, 같은 달 23일 종합감사를 앞두고도 개별 투자기업의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고려아연은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싼 경영 책임과 노동자·납품업체 피해 문제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과연 이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이해관계자 보호를 강조해 온 사모펀드 운용사의 책임 있는 모습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고려아연과 MBK·영풍의 갈등은 2024년 9월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이후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지배구조와 주주가치, 투자 적정성 등을 놓고 법적 분쟁과 여론전을 지속해 왔다.
고려아연은 이 같은 공방이 기업 경영과 장기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회사와 주주 전체의 이익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객관적인 근거 없이 의혹을 사실처럼 제기하는 행위에는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은 “합리적인 감시와 건설적인 비판은 필요하지만, 객관적인 검증 없이 의혹을 기정사실화하거나 소모적인 여론전의 수단으로 삼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의 장기 투자와 성장 전략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은 “지금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국가 간 핵심광물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중차대한 시기다”고 밝혔다.
이어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둘러싼 의혹 제기를 반복하기보다 주요 주주로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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