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GIST·GIST·경북대, 반도체 3중 구조 개발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 연구팀. DGIST 이종수(왼쪽부터) 교수, 이상현 DGIST 박사, 윤훈한 GIST 교수,  민준호 GIST 석박통합과정, 요나스 박사, 나현수 경북대 교수.[DGIST 제공]
이번 연구를 수행한 공동 연구팀. DGIST 이종수(왼쪽부터) 교수, 이상현 DGIST 박사, 윤훈한 GIST 교수, 민준호 GIST 석박통합과정, 요나스 박사, 나현수 경북대 교수.[D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센서 하나만으로 여러 파장이 뒤섞인 빛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존 기술보다 빛의 파장 정보 복원 오차를 95.6% 줄이는 데 성공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이종수 에너지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윤훈한 교수, 경북대 나현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단일 광검출기 기반 ‘다차원 전산 분광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

분광기는 빛을 파장별로 나눠 물질의 성분과 특성을 분석하는 장치다. 의료 진단부터 환경 감시, 식품 안전검사, 반도체 공정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하지만 기존 분광기는 빛을 분리하는 프리즘이나 여러 개의 센서가 필요해 장비가 크고 복잡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를 개선한 전산 분광기도 등장했지만, 여러 파장이 섞인 빛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어렵고 미세한 잡음에도 측정 오차가 커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반도체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이황화몰리브덴(MoS₂)과 이셀레늄화텅스텐(WSe₂), 이황화몰리브덴을 3겹으로 쌓고 두 종류의 전압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특수 구조를 구현했다.

다차원 분광 입력의 원리와 스펙트럼·영상 복원 결과.[DGIST 제공]
다차원 분광 입력의 원리와 스펙트럼·영상 복원 결과.[DGIST 제공]

핵심은 전압을 조절해 반도체 내부에서 전하가 이동하는 경로를 바꾸는 것이다. 하나의 센서라도 전압 조합에 따라 서로 다른 빛에 반응하도록 만들어 여러 파장의 정보를 구분할 수 있게 했다.

기존 기술에서 서로 다른 파장의 신호가 겹치는 현상을 32% 이상 줄였고, 복합적인 빛의 파장 정보를 복원할 때 발생하는 오차는 95.6% 감소했다.

영상 복원 품질을 나타내는 최대 신호 대 잡음비(PSNR)도 기존 14.1데시벨(dB)에서 27.7dB로 크게 높아졌다. 미세한 전류만 흐르는 환경에서도 빛의 파장 정보와 색상 분포 영상을 정확하게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기술은 센서의 개수를 늘리지 않고도 정밀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 스마트폰으로 물질의 성분을 분석하거나 드론으로 환경 정보를 수집하고, 자율주행차가 주변 사물의 광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휴대용 분광기와 소형 분광 센서 시제품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종수 DGIST 교수는 “단일 센서만으로 스펙트럼과 영상의 복원 품질을 동시에 획기적으로 높인 기술적 성과”라며 “기존의 크고 무거운 분광기를 대체해 초소형·저전력 웨어러블 기기와 지능형 광센서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훈한 GIST 교수는 “반도체 계면의 전기적 제어와 다차원 인공지능 학습을 결합해 센서 성능을 크게 향상한 AI·반도체·센서 융합 연구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0월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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