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ELS 은행권 과징금 1.4조→3600억대로…금융위 최종 의결
7개 은행 과징금 3619억…6개 증권사는 92억
금감원 제재안서 대폭 감경에도 금융위 역대 최대 제재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주요 5개 은행에 예고됐던 과징금이 1조4000억원 수준에서 최종 3616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금융감독원의 재심과 금융위원회 심의를 거치며 위반 정도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판매분 등을 둘러싼 법리 검토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4일 제19차 정례회의에서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로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위반한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우리·수협은행 등 7개 은행에 과징금 3619억6000만원과 과태료 17억7800만원을 부과하기로 최종 의결했다.
6개 증권사에는 과징금 92억8200만원과 과태료 16억1200만원이 부과됐다. 은행과 증권사를 합친 과징금·과태료는 약 3746억원으로 금융위가 부과한 금전 제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과징금 규모는 실상 제재 절차를 거치면서 단계적으로 낮아졌다. 금감원은 지난 2월 국민·신한·하나·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에 약 1조4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제재안을 금융위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는 은행들의 자율배상 등 사후수습 노력도 제재 수준에 반영됐다. 이후 금융위가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법리에 대한 보완을 요구하면서 금감원이 재심의에 나섰고, 지난 6월 과징금은 약 6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융권에서는 이 과정에서 은행들의 위반 ‘동기’와 ‘방법’에 대한 평가가 각각 ‘중’에서 ‘하’로 조정되면서 과징금 부과 기준율이 낮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과징금 사례인 데다 법 시행 초기 발생한 위반이라는 점 등도 제재 수위를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금융위 심의 과정에서는 금소법 시행 초기 계도기간에 판매된 상품을 과징금 산정에 어떻게 반영할지, 설명의무 위반에 과징금과 과태료를 함께 부과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이 쟁점으로 거론됐다.
금융위는 이번 사안이 다수 금융소비자와 관련되고 주요 금융기관이 대상이 된 금소법 위반 첫 사례인 만큼 철저한 법리 검토와 충분한 사실관계 확인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심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종전 1조4000억원 제재안의 대상이었던 5개 은행만 놓고 보면 최종 과징금은 3616억2900만원이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이 1723억3400만원으로 가장 많고 하나은행 924억7500만원, 농협은행 401억7500만원, 신한은행 387억4500만원, SC제일은행 179억원 순이다. 우리은행에는 3억3100만원이 부과됐으며 수협은행에는 과징금이 부과되지 않았다.
금융위는 은행들이 H지수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익률 모의실험 결과를 누락하거나 분석기간을 변경하고 기초자산 가격 변동에 따른 투자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일부 은행은 고객의 재산상황을 투자자성향 평가에 반영하지 않은 채 상품을 권유한 사실도 확인됐다.
금융위는 투자성 상품의 설명 기준을 구체화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2027년 1분기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금융회사가 금융소비자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영업하도록 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칙 도입을 담은 금소법 개정도 추진한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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