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메가3 먹으면 뇌 인지 저하 더 빨라진다는 관찰 결과…반박 잇따라
하루 2g씩 직접 2년 먹인 임상시험, 뇌까지 갔지만 기억력 개선 없어
‘해롭다는 근거’도 ‘돕는다는 근거’도 부족…단정은 일러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자꾸 깜빡깜빡하는데, 오메가3라도 먹어야 하나?’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걱정에 오메가3부터 챙기는 사람이 많다. 생선 기름에 든 오메가3, 그중에서도 DHA는 뇌세포를 감싸는 막의 주요 재료다. 많이 먹으면 뇌에도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따라붙는 이유다.
국내에서도 오메가3는 기억력 영양제로 통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오메가3 성분인 EPA와 DHA를 합쳐 하루 0.9~2g을 먹으면 ‘기억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해외 학계에서는 오메가3와 기억력을 두고 엇갈린 연구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오메가3를 먹은 노인이 오히려 인지 기능이 더 빨리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2년 동안 고용량을 먹어도 기억력에 변화가 없었다는 임상시험 결과도 나왔다.
오메가3 섭취하면 오히려 건강에 안 좋다?
먼저 논란에 불을 붙인 건 중국 제3군의대 연구팀이다.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예방저널(JPAD)에 미국 알츠하이머병 뇌영상연구(ADNI)에 참여한 노인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오메가3 보충제를 먹는다고 답한 273명과 조건이 비슷한 비복용자 546명을 비교해 보자 복용자들의 인지 기능 점수가 세 가지 검사에서 모두 더 빨리 나빠졌다.
연구팀은 뇌가 포도당을 쓰는 정도를 보여주는 영상 지표가 함께 떨어진 점이 이 차이를 일부 설명한다고 봤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4개월 만인 지난 8월 같은 학술지에 중국 연구팀의 분석을 비판하는 편지 두 편이 실렸다.
한 연구진은 같은 ADNI 자료를 쓴 이전 연구에서는 오히려 오메가3 복용자의 알츠하이머 위험이 64% 낮았다고 지적했다. 같은 자료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온 셈이다.
다른 연구진은 ADNI 자료가 오메가3 복용 여부를 ‘먹는다’와 ‘안 먹는다’로만 기록했기 때문에 산패된 일반 제품과 의약품 수준의 제품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중국 연구팀은 학술지 답변을 통해 오메가3 복용이 인지 저하를 일으킨다고 주장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결과는 오메가3 보충제 복용을 중단하거나 진료 지침을 바꿀 근거가 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먹는 사람과 안 먹는 사람을 지켜보기만 하는 관찰연구로는 원인과 결과를 가리기 어렵다.
오메가3 실제로 도움 안 될까?
최근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팀은 지난 6월 국제학술지 이바이오메디신(eBioMedicine)에 치매 위험이 있는 55~80세 365명에게 고용량 DHA를 2년간 먹인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사실 오메가3가 기억력을 지킨다는 근거는 생각보다 탄탄하지 않다. 오메가3를 많이 먹는 사람일수록 인지 기능이 덜 떨어진다는 관찰연구는 많았지만, 실제로 먹여 본 임상시험 결과는 엇갈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매가 없는 사람에게 DHA를 먹인 무작위 임상시험 24건 가운데 인지 기능이 좋아졌다는 결과는 5건(21%)뿐이었다.
미국에서 건강한 노인 4218명에게 EPA와 DHA를 하루 1g씩 2~3년간 먹인 대규모 임상시험(VITAL)에서도 인지 기능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동안 실패 원인으로 꼽힌 건 ‘양’이었다. 하루 1g 이하로는 뇌까지 충분히 닿지 못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팀은 하루 2g이라는 고용량을 택했다.
연구팀은 생선을 거의 먹지 않아 DHA 섭취량이 하루 200㎎에 못 미치고, 비만·고혈압·고지혈증·운동 부족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의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들을 모았다. 평균 나이는 66세로 절반가량(47%)은 알츠하이머 위험을 가장 크게 높이는 유전자 변이(APOE4)를 갖고 있었다.
참여자 절반은 DHA 400㎎짜리 캡슐을 아침에 3알, 저녁에 2알씩 하루 5알을 2년 동안 먹었다. 나머지 절반은 옥수수기름과 콩기름을 섞어 겉모습과 맛을 똑같이 만든 가짜 캡슐을 먹었다.
DHA가 정말 뇌까지 갔는지는 허리에 바늘을 꽂아 확인했다. 연구팀은 181명에게 동의를 받고 뇌와 척수를 감싸고 흐르는 뇌척수액을 직접 뽑아봤다.
확인 결과, 6개월 만에 DHA를 먹은 사람들의 뇌척수액 속 DHA는 17% 늘었다. 적혈구 속 오메가3 비율을 나타내는 ‘오메가3 지수’도 4.9%에서 11.0%로 두 배 넘게 뛰었다.
그런데 2년 뒤 기억력 등을 종합한 인지 점수는 DHA를 먹은 사람이 2.76점, 가짜 약을 먹은 사람이 2.67점 올라 사실상 같았다.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는 양쪽 모두 해마다 1%가 안 되게 조금씩 줄었는데 DHA를 먹었다고 덜 줄어들지는 않았다.
부작용은 양쪽이 비슷했다. 이상 반응을 겪은 사람은 DHA를 먹은 쪽 40.3%, 가짜 약을 먹은 쪽 40.9%였고 DHA 때문에 생긴 중대한 이상 반응은 없었다.
연구를 이끈 후세인 야신 USC 개인맞춤뇌건강센터장은 대학 명의 보도자료에서 “알츠하이머를 막을 묘책이 있기를 모두 바라지만, 연구 결과 피시오일 보충제는 뇌 건강을 지켜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로 ‘먹는 양이 모자라 뇌에 닿지 못했다’는 설명은 힘을 잃었다고 봤다. DHA를 뇌에 넣는 데까지는 성공했기 때문이다.
몸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연구팀은 영양제 하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실험 참여자의 69%는 운동을 거의 하지 않았고, 39%는 비만, 52%는 고혈압이었다. 연구팀은 이런 몸 상태가 영양소 하나의 효과를 떨어뜨렸을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실험 참여자의 38%가 코로나19 대유행 등으로 중간에 이탈한 점을 실험 한계로 인정했다. 끝까지 남은 사람들은 비교적 젊고 학력이 높아 2년 동안 인지 기능이나 뇌가 거의 나빠지지 않아 효과를 측정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다만 대학 측은 이번 결과가 오메가3가 필요 없다거나 생선을 먹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참고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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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sdn11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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